제주 4.3평화공원에 핀 동백꽃을 만지는 SBS 개표방송 캐릭터 투표로. SBS 화면 갈무리.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현황을 생중계한 SBS ‘2018 국민의 선택’ 개표방송이 지역 각지의 아픔을 보듬는 그래픽으로 눈길을 끌었다.
14일 저녁 공개된 SBS ‘2018 국민의 선택’ 방송은 ‘투표로’라는 이름의 흰 곰 캐릭터가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는 3D 그래픽을 보여주면서 광역자치단체장 개표 현황을 전했다. SBS는 먼저 투표로가 불 꺼진 군산의 공장 지역을 거닐고 있는 모습으로 최근 지엠(GM) 군산 공장 폐쇄로 흔들리고 있는 전북 지역의 모습을 그렸고, 투표로가 학교 건물을 보듬고 있는 모습으로 포항과 경주 등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신음한 경북 지역의 아픔을 그렸다.
불 꺼진 전북 군산의 공장 지대를 거니는 SBS 개표방송 캐릭터 투표로. SBS 화면 갈무리.
지진의 아픔을 겪은 경북 포항과 경주의 학교를 어루만지는 SBS 개표방송 캐릭터 투표로. SBS 화면 갈무리.
또 대구에서 투표로가 녹조를 걷어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4대강 사업 이후 신음하고 있는 낙동강의 아픔을 그렸고, 제주에선 투표로가 4.3평화공원에 핀 동백꽃을 만지고 4.3 사건 희생자들의 묘역을 거니는 모습으로 제주도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대구 낙동강의 녹조를 걷어내는 SBS 개표방송 캐릭터 투표로. SBS 화면 갈무리.
제주 4.3평화공원 희생자 묘역을 거니는 SBS 개표방송 캐릭터 투표로. SBS 화면 갈무리.
아울러 서울에선 투표로가 남산 위에서 미세먼지 속에서 고통받다가 마스크를 벗고 미세먼지를 불어내는 모습을 그렸다.
서울 남산 위에서 미세먼지를 불어내는 SBS 개표방송 캐릭터 투표로. SBS 화면 갈무리.
누리꾼 장동현씨는 페이스북에서 “SBS 투표로는 가끔 짠하게 하는 데가 있다”며 “서울공화국에선 주목받지 못하거나 잊히기 쉬운 이야기들이 많다. 여전히 TK(대구 경북)에 사는 내 몇몇 친구들은 땅이 조금만 흔들려고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한 공장이 문을 닫았을 때 지역 사회가 휘청거리는 걸 넘어서 사라져버리는 아픔 역시 여기선 체감하기 힘들다. 하물며 도민의 8분의 1이 학살당한 비극은 어떠랴. 보듬지 않고 넘어가는 상처는 늘 흉터가 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누리꾼 ‘티벳**’(@xlqp****)도 트위터에서 “투표로 그냥 ‘눈코입없는 곰이로군’ 외에 별 생각 없었는데 지난번 총선이었나? 서울시 개표결과 화면 나오는데 투표로를 구의역에 보낸 것 보고 제작진들이 고민 많이 하는구나 하고 다시 보게 됐다”고 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화보]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