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사장 “내년 2월 주주총회서 평가받겠다”
15년 전통의 <문화방송> 간판 시사프로그램 ‘피디수첩’이 잠정적으로 방송 중단됐다.
문화방송은 7일 오후 “황우석 교수팀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취재윤리 문제와 관련해 피디수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화방송 고위관계자는 “임원회의에서 중단이냐 폐지냐를 놓고 심사숙고하다가 일단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여론이 계속 좋지 않고 방송위원회가 중징계를 내릴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계속 피디수첩을 방영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완전 폐지가 아니라 잠정 중단이며 여론의 추이를 계속 지켜본 뒤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디수첩이 폐지된다면 1월 ‘신강균의 뉴스 서비스 사실은’, 7월 ‘음악캠프’, 10월 ‘가요 콘서트’에 이어 올해 사건·사고 탓에 폐지되는 네번째 프로그램이 된다. 피디수첩은 1990년 5월 다국적 기업의 횡포를 고발한 ‘피코 아줌마 열받았다’로 시작해, 피디 저널리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여러차례 수상 경력을 자랑해 온 문화방송의 간판 시사프로그램이다.
문화방송 내부에는 피디수첩 폐지와 관련한 다양한 해석과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잠정 중단이냐 사실상 폐지냐는 해석에 따라 견해가 갈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아직 폐지가 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재개될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의견이 많다. 소속 국에 따라 피디들은 “폐지는 절대 안 된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직원들은 “아쉽지만 폐지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시사교양국의 한 피디는 “피디수첩의 상징성을 생각하면 절대로 폐지할 수 없다”며 “손상된 신뢰도를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며 방송문화진흥회의 요구 등 안팎의 복합적 요인 때문에 피디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서 일시적 정지를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디수첩 잠정 중단이 결정된 이날 임원회의에서 최문순 문화방송 사장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으며, 내년 2월 주주총회에서 평가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 간부가 전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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