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한 국민소통수석·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 잇단 기용에 비판
문화방송·한겨레 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매우 유감”성명
문화방송·한겨레 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매우 유감”성명
청와대 2기 비서진 개편 과정에서 현직 언론인이 잇따라 대통령의 참모로 발탁되면서 언론계 안팎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소속 언론사 노동조합 등도 반발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9일 논평을 내어 “정권이 얼마나 ‘언론윤리’를 하찮게 여기길래 이런 일을 반복하고 있는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논평은 이어 “청와대는 현직 언론인에게 자리를 제안하고, 현직 언론인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직 언론인들이 청와대로 직행하던 과거 정권의 삐뚤어진 언론관과 얼마나 다르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신문지부는 이날 여현호 전 <한겨레> 선임기자의 국정홍보비서관 임명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어 “<한겨레> 보도의 공정성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를 해치는 일로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여 전 선임기자는 지난 7일 사직했다.
한겨레신문지부는 성명에서 “여 전 선임기자의 청와대행은 한겨레가 ‘언론인 윤리에 어긋난다’고 줄곧 비판해온 행태에 해당함을 분명히 밝힌다”며 “권력의 현직 언론인 공직 발탁은 언론과 권력의 건강한 긴장 관계를 허물고,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다. 청와대에도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비판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 본부도 전날 자사 출신 윤도한 전 논설위원의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임명을 두고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 매우 유감스럽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문화방송 본부는 “권력을 감시하고 고발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던 분이 청와대를 대표해 홍보하는 자리로 갔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가 없다. 이제 그는 우리 언론인들의 감시와 견제의 대상이 되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한겨레신문사의 입장
한겨레신문사는 이번 청와대 인사에서 여현호 전 <한겨레> 선임기자가 국정홍보비서관에 임명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한겨레신문사는 그동안 현직 언론인의 정부 및 정치권 이직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유지해왔다.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언론의 역할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원칙은 한겨레신문사 소속 기자에게도 당연히 적용되어야 한다.
물론 기자 개개인에게는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다. 그러나 여현호 전 선임기자가 사실상 현직에서 곧바로 청와대 비서관으로 이직한 것은 한겨레신문사가 견지해온 원칙, 임직원과 독자들의 기대에 어긋나는 일이다. 청와대 역시 인사 과정에서 저널리즘의 가치와 언론인의 윤리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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