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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뉴미디어시대에 부활하는 올드 미디어…뉴스룸에 답 있다

등록 2019-01-23 04:59

김도훈의 미디어전망대
거대한 질문을 던져보자. 2019년의 디지털 미디어는 어떤 방향으로 흐를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수많은 전망들이 나온다. 누구도 쉽사리 미디어의 방향을 점칠 수는 없다. 2018년의 미디어 시장은 지나치게 빨리 급변했다. 가장 큰 변화는 페이스북 알고리즘 변화다. 2018년 페이스북은 각 미디어 기사들의 도달을 막아 세우고 친구 게시물의 도달을 높이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크게 틀었다. 이런 방향은 2019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건 무슨 이야기냐면, 더는 페이스북이 미디어들의 돈줄이 되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소셜미디어, 특히 페이스북에 온전히 트래픽을 기대던 미디어들이 몰락하기 시작했다. 신선한 저널리즘을 표방하던 마이크닷컴(Mic.com)는 버슬(Bustle.com)에 5백만 달러에 팔렸다. 이 미디어는 전성기에는 1억 달러가 넘는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5백만 달러에 팔린 것은 한 마디로 몰락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문제는 역시 페이스북 알고리즘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던 탓이다. Mic.com은 비디오 부문에 크게 투자를 했다. 그러나 그들의 비디오는 페이스북 알고리즘 변화 때문에 독자들에게 도달하지 못했다. 재미있는 영상으로 모두의 페이스북 피드를 점령하던 영국 미디어 유니라드(Unilad) 역시 거의 파산 상태에 이르렀다.

두 미디어의 몰락은 의미심장하다. 오로지 소셜미디어만을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미디어들에게는 분명한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경고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미디어들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오히려 전통적인 구독료 모델로 넘어가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이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미디어의 분명한 지향성과 신뢰도가 없다면 구독료를 기꺼이 내는 독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버즈피드는 오마이뉴스와 비슷한 형태의 ‘기부' 모델을 시험한 적이 있지만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정체 상태인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여전히 성장 중인 소셜미디어를 플랫폼으로 삼는 방법도 있다. 페이스북 중심에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중심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플랫폼은 아직은 미디어들에 비용을 명확하게 돌려주는 단계는 아니다.

반면 2018년과 2019년은 올드 미디어가 컴백한 해로 (적어도 미국에서는) 기억될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디지털로 벌어들인 수익은 버즈피드 연간 수익의 5배를 넘어섰다. 이것을 오로지 페이스북 알고리즘 변화 때문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지금은 정치의 시대다. 트럼프의 시대이자 포퓰리즘의 시대다. 전세계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정치화됐다. 여기서 다시 중요해지는 건 신뢰도다. 버즈피드를 찾았던 독자들은 이제 뉴욕타임스로 회귀한다. 페이크 뉴스가 넘쳐나는 시대에 사람들은 다시 막강한 취재력과 공정성을 지닌 올드 미디어로 돌아가는 것이다.

미국의 케이스는 한국 미디어에도 큰 교훈을 준다. 조직을 재정비하고 디지털 실험을 하는 것은 물론 여전히 중요하다. 다만, 미국처럼 한국 역시 정치의 시대에 들어섰다. 감히 말하자면 정치는 지금 가장 중요한 엔터테인먼트다. 이런 시대에 다시 중요해지는 건 신뢰도다. 2019년은 오랫동안 신뢰받은 한국의 올드 미디어들이 다시 컴백한 시대로 기억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어쩌면 디지털의 세계가 아니라 오래된 뉴스룸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

김도훈 허프포스트코리아 편집장.

※김도훈 편집장의 미디어전망대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좋은 글 써주신 필자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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