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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수첩 서정문 피디 “CCTV 있는데 방용훈 사장 무혐의…아직도 궁금”

등록 2019-03-07 18:06수정 2019-03-07 21:51

방용훈 사장 아내 자살 사건 수사 문제
다뤄 후폭풍 거센 ‘피디수첩’ 연출
협박 같은 방 사장 통화로 지인들도 걱정
자살보다 수사과정 문제제기하고 싶었어
서정문 피디. 문화방송 제공
서정문 피디. 문화방송 제공
“(협박당할까봐) 가족, 지인들이 너무 걱정해요.”

<피디수첩>(문화방송) 서정문 피디는 7일 오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5일 방영 이후 후폭풍이 거센 방송 프로그램을 만든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아내의 자살 사건을 다룬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는 시청률 6.5%(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하며 올해 방영분 중 반응이 가장 컸다. 방송에서 방 사장과 아이들이 아내이자 엄마를 지하실에 가두는 등 고통을 준 사실과 경찰과 검찰의 석연찮은 수사 과정을 까발리며 시청자의 공분을 샀다.

방송 내용이 워낙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누리꾼은 물론 지인들까지 안위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방 사장은 서정문 피디와 통화하면서 “살면서 언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 이건 협박도 아니고 뭐도 아니다”라거나 “애가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서정문 피디는 “방 사장과 한시간가량 통화했다. 그 나름대로 취재에 응한 것이다. 대화 과정에서 일반적인 취재원이라면 잘 하지 않는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 그게 (취재를 위축시킬 만큼) 강한 압박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정문 피디는 “‘방 사장 아내 자살 사건’이 출발점이지만 ‘검찰과 경찰의 석연찮은 수사 과정’을 짚어보는 게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서 피디는 이 아이템을 6개월 전부터 진행했다. 본격적으로 취재한 건 한달이다. “2016년 고인의 어머니가 쓴 편지를 인터넷으로 보고 충격받았지만 당시는 진위를 파악하기도 쉬워 보이지 않았다.” 이후 취재를 밀어붙이게 된 건 방 사장과 그의 큰아들이 고인의 언니 집을 무단으로 침입한 폐회로텔레비전(CCTV) 풀 영상을 보고 난 뒤다. “단순한 가정사라고 보기에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너무 불법적이었다. 시시티브이에서 주거침입 사건은 너무 명백한데, 경찰과 검찰 수사가 석연찮게 마무리된 걸 보고 그렇다면 관련된 다른 사건들은 어떻게 됐을까 들여다보게 됐다.”

그래서 그는 평범한 대학생들을 데려다가 시시티브이를 보여주며 ‘상식적인’ 답변을 들어보는 등 수사 과정의 문제점에 집중했다. 방송에서 담당 검사의 실명을 거론하고 얼굴을 공개한 것도 그래서다. “검찰은 수사를 지휘했으니까 그 수사가 잘못됐다면 혹은 잘못된 거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면 그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공개했다. 형사사법 기관의 판단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억울한 사람을 만들면 안 되는 건데 이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수사가 전개됐으니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조금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게 맞겠다 판단했다.”?

문화방송 제공
문화방송 제공
방송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이 쏟아지는 등 반응이 뜨겁다. 서 피디는 “방송 이후 검경이 이상한 방식으로 수사를 전개한 것에 특히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심이 큰 만큼 후속 보도를 준비하고 있을까? “당장 구체적 취재나 방송 일정을 잡고 있지는 않지만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된 다른 이야기들이 있다. 그것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있다. 자료가 확보되면 취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재 과정 내내 “모든 것이 그냥 안타까웠다”는 서정문 피디는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여러 번 했다. “진짜 궁금하다. 시시티브이를 봤으면 무혐의 처분(방 사장)을 내리기 쉽지 않았을 텐데 왜 그랬을까. 질문했지만 대답이 없었고, 외압 아니면 청탁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라면, 알아서 그랬다면 더 슬픈 일일 것 같다.”

서정문 피디는 2010~2011년 <피디수첩>을 맡은 이후, 2017년 3월 다시 프로그램에 왔다.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는 <피디수첩>이 긴 시간의 침체를 딛고 다시 불꽃을 피우는 걸 보여준 상징성도 있다. 그는 “2010년 <피디수첩>의 야성이 살아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이후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이제 그때의 야성을 다시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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