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2019 KPF 디플로마-탐사보도 교육과정’의 하나로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있는 지역지 <뉴스데이>를 방문했다. 1940년에 창간한 이 신문사는 80년 가까이 신문을 꾸준히 찍어내면서도, 지면에서 디지털로 바뀌고 있는 매체 환경에 적극 대응 중이다. 롱아일랜드 구성원들도 지면 구독을 디지털 구독으로 이어가며 그 보도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이 신문사는 디지털 구독자 증가의 요인이 ‘영상보도’와 ‘탐사보도’에 있다고 본다. 그 자세한 내용을 데비 크레네크 발행인과 로버트 캐시디 책임 프로듀서, 산드라 페디 탐사보도 전문 기자, 안 최 데이터 전문 기자, 영웅 양 프로듀서, 제프 베싱어 프로듀서가 가감 없이 밝혔다. //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탐사보도 해외 교육과정’에 참가한 한국 기자들이 지난 6월 21일 (현지시각)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뉴스데이> 본사에서 안 최 데이터 전문 기자(오른쪽 넷째)의 말에 집중하고 있다. 최 기자는 탐사보도가 디지털 구독자 증가에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구독이 늘면서, 동시에 온라인 광고 모델도 형성되고 있어요.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를 영상보도와 탐사보도가 이끌고 있죠.”
지난 6월 21일 오후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지역지 <뉴스데이> 본사에서 만난 데비 크레네크 발행인의 영상보도와 탐사보도 역할에 대한 기대는 신문사 수익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그 기대는 롱아일랜드의 지역자치단체 300여 곳과 지역 시민을 연대시키는 데에도 있다.
데비 발행인의 큰 기대만큼 영상보도 실적 역시 화려하다. <뉴스데이>는 올해 열린 제62회 뉴욕 에미상 13개 부분에 14개 작품을 후보작으로 올렸고, 최종적으로 6개 부문서 수상했다. 에미상을 받은 39개 매체 중 7번째로 많은 수상작을 냈다. 수많은 방송사 사이서 신문사의 활약이 눈에 띈다. <뉴스데이>가 제작한 영상보도물의 공통적 특징은 인물 이야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데에 있다. 데미 발행인 앞에 앉은 산드라 페디 탐사보도 전문 기자가 롱아일랜드서 문제가 되고 있는 폭력조직 ‘엠에스써틴’(MS-13) 탐사보도 속 인물에 관해 이야기를 꺼냈다. “이 탐사보도 프로젝트는 5개의 작은 영상 다큐멘터리로 구성됐어요.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로 이뤄진 ‘엠에스써틴’의 폭력으로 아들 미구엘을 잃은 엄마 ‘카를로타 모랭’과 양심의 가책을 느껴 조직폭력단서 나와 교회로 귀의한 ‘에드윈’ 전 조직원 등 인물 이야기에 집중하고 여기에 많은 시간을 썼어요.”
산드라 페디 탐사보도 전문 기자가 취재한 ‘엠에스써틴’(MS-13) 탐사보도와 관련해 말하고 있다.
‘엠에스써틴’은 1970년대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된 국제 범죄 조직으로 로스엔젤레스 지역의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직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은 일반적인 폭력조직으로 변했고, 현재 미국과 캐나다, 엘살바도르, 멕시코 등 북남미 여러곳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수십 년째 미국 전역에서 ‘엠에스써틴’이 벌인 살인 사건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년 전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도 10대 청소년 2명이 이 폭력조직에 의해 희생됐다. 이후 <뉴스데이> 등 여러 매체가 이 사건을 탐사해 보도하면서, 미국 사회의 관심이 엘살바도르 이민자와 폭력조직 문제에 집중됐다.
함께 자리한 안 최 데이터 전문 기자가 탐사보도의 중요성을 구독자의 기사 수요와 연결지어서도 설명했다. “데이터 기자로 온라인에서 기사 수요를 추적하고 있어요. ‘엠에스써틴’ 뿐만 아니라 탐사보도를 본 사람들이 (유료) 구독으로 연결돼요. 다른 보도에 비해 기사 구독으로 연결되는 비율이 굉장히 높아요.”
이야기가 오가던 중 ‘탐사보도와 영상보도, 두 보도 형태의 결합이 어떻게 가능한지’ 질문이 나왔다. 최 기자와 캐시디 책임 프로듀서가 차례로 답했다. “취재기자 입장서 자신의 기사가 비디오와 팟캐스트로 나가면 더 많은 독자들이 그 내용을 듣고 보죠. 여기 프로듀서들은 상을 많이 받는데요, 같이 일하면 에미상도 받을 수 있고요. 같이 일하고 싶죠.”, “어떤 보도든지 기획을 제안한 사람이 있는데요, 그 기획을 잘 수행할 수 있게 편집국의 선임 에디터가 팀을 조직합니다. 또, 프로젝트 매니저가 그 팀의 웹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 프로듀서, 기자가 잘 협업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죠.”
영웅 양 프로듀서(맨 오른쪽)가 한국 기자들에게 편집국을 소개하고 있다.
이날 영웅 양 프로듀서가 전한 몇 마디가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된 방문을 핵심적으로 요약했다. “좋은 보도가 여기 신문사와 지역 주민들 사이에 신뢰 관계를 만들고요, 그러면서 지역 주민들은 구독료를 내고 기사를 보는 거죠. 그게 구독자들 사이에선 혜택이라고 생각해요.”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2019 KPF 디플로마-탐사보도 과정에 참여 후 작성됐습니다.
멜빌/글·사진 김성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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