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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현장에서] 봉쇄당한 언론 자유

등록 2006-01-13 19:49

김규원 기자
김규원 기자
12일 저녁 한국인터넷기자협회(회장 윤원석)가 ‘민주노총의 언론자유 훼손에 강력히 항의한다’는 성명을 냈다. 평소 진보성향을 보여온 인터넷기자협회가 사정을 잘 아는 민주노총에 이런 쓴소리를 내뱉은 까닭은 간단하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가 12일 오후 4시30분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2가의 인터넷기자협회와 <민중의 소리>를 방문하려 했으나, 같은 건물에 들어 있는 민주노총이 물리력으로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조합원 20명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건물 들머리를 봉쇄했고, 미 대사관은 오후 3시께 두 단체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민주노총이 버시바우 대사의 방문을 막아선 이유는 두 가지다. 미국 고위인사들과 버시바우가 북한에 대한 폭언을 일삼아 한반도의 평화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또 이번 방문의 목적이 민주노총과 방송 제휴관계에 있는 ‘민중의 소리’에 대한 언론 공작이나 정치적 이벤트라는 점도 들었다.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은 분명히 위험하거나 지나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민주노총이 대사의 언론사 방문을 반대할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두번째 이유는 타당하지 않으며, 이런 이유들을 들어 민주노총이 버시바우의 언론활동을 ‘물리력’으로 막는 것 역시 설득력이 없다. 더욱이 버시바우를 만나려고 한 두 단체는 활동의 자유를 근간으로 하는 언론기관들이 아닌가.

민주노총이 ‘언론의 자유’를 옹호한다면 그것은 동의하기 어려운 사람이나 세력에도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 내가 동의할 수 없는 의견의 자유가 보장될 때 내 의견의 자유도 비로소 온전히 보장되기 때문이다. 열린 사회,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를 추구하는 민주노조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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