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투표 조작 등 시청자 기만 행위로 물의를 빚었던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개 시즌에 대해 ‘과징금 부과’가 확정됐다. 과징금은 방송법상 최고 수준 징계이다. 과징금 액수는 위반행위의 내용 및 정도, 횟수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0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엠넷이 2016년부터 4년여에 걸쳐 방송한 <프로듀스 101>, <프로듀스 101 시즌2>, <프로듀스 48>, <프로듀스 X 101> 등 모두 4개 프로그램에 대해 심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 프로그램들은 각 회차의 투표 결과를 조작하거나, 시청자 투표 전 최종 순위를 자의적으로 정해 합격자와 탈락자를 뒤바꾼 뒤 이를 마치 시청자 투표 결과인 것처럼 방송했다. 방심위는 “시즌 1의 경우 1차 투표 결과 외에 4차 투표 결과도 조작되었음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방심위는 이날 이런 결정에 대해 “시청자 참여 투표만으로 그룹의 최종 멤버가 결정되는 것을 프로그램의 주요 특징으로 내세워 유료문자 투표를 독려하면서, 투표 결과를 조작해 시청자를 기만하고 공정한 여론수렴을 방해했을 뿐 아니라 오디션 참가자들의 노력을 헛되이 한 점은 중대한 문제”라고 짚었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선 지나친 간접광고로 논란이 불거진 <에스비에스>(SBS)의 <더 킹:영원한 군주>에 대해 법정제재인 ‘경고’를 결정했다. <더 킹>은 배우들의 간접광고 상품 이용 장면을 극의 흐름을 저해할 정도로 부각시키거나 해당 상품을 떠올리게 하는 광고 문구를 사용하는 내용이 잦아 비판을 받았다. 방심위는 “방송법과 방송심의규정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선 간접광고로 부적절한 광고 효과를 줬다. 이미 유사한 사유로 여러 차례 행정지도와 법정제재를 받았음에도 재발된 것에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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