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에 사업추진단 참가자도 참석케…언론노조 “특정 컨소시엄 봐주기”
경인민방 새 사업자가 23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위원회는 22일까지 심사위원회의 합숙심사를 끝낸 뒤 23일 오전 9시 노성대 위원장 주재의 전체회의를 거쳐 새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사업자 선정 막판 분위기=방송위는 발표를 사흘 앞둔 20일 서울 성북구의 한 호텔에서 새 방송 사업자를 신청한 5개 컨소시엄을 상대로 청문회에 들어갔다. 법률·회계·시민단체 등 각 분야 전문가 15명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방송위는 막판까지 심사위원 구성을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보안 속에 진행했다. 때문에 일부 컨소시엄은 심사위원이 누구냐를 파악하기 위해 이러 저리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선정 발표를 며칠 앞두고 방송위는 특정 컨소시엄에 유리하게 청문 과정을 바꾼 게 아니냐는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방송위는 애초 정한 외부자문기관 종사자 배석 금지 원칙을 깨고 “사업추진단에서 일했던 사람 중 고용예정자”도 참석이 가능하다며 심사를 하루 앞둔 19일 뒤늦게 구두로 통보했다.
청문회는 1개 컨소시엄 당 1시간 20여분씩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컨소시엄은 3명의 응답자와 5명의 배석자 등 모두 8명만이 청문회장에 입장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는 19일 밤에 발표한 긴급 성명에서 “자체적인 역량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지 못하고 외부기관의 힘을 빌린 것으로 알려진 특정 컨소시엄 봐주기”라고 비판했다.
방송위는 “설립예정 심사법인의 5명 청문회 배석자 가운데 채용예정자인 경우에는 참석해도 된다는 점을 구두로 통보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컨소시엄 면면은=시비에스와 경인지역 새방송 창사준비위원회가 주도하는 굿(GooD) 티브이는 옛 경인방송 노조원들이 주축이 돼 사업계획서를 충실하게 만든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하림의 자회사인 제일곡산이 꾸린 경인열린방송(KTB)은 자본금이 1500억 원으로 가장 많은데다, 하림이 ‘농수산홈쇼핑’의 최대주주여서 방송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을 자랑한다.
휴맥스가 주축인 텔레비전 경인(TVK)은 서울 지역 케이블망 사업자와의 돈독한 관계를 바탕으로 서울로의 방송 재전송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자평한다. 한국단자공업이 이끄는 나라방송(NBC)은 외주 제작사 단체인 독립제작사협회와 손을 잡을 예정이어서 프로그램 제작 여건이 마련돼 있다고 주장한다. 영안모자를 중심으로 경기고속 등 인천 토박이 기업이 뭉친 경인방송(KIBS)은 방송사업에서 생기는 수익의 30% 이상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점이 강점이다.
방송계 안팎에선 막판까지 각종 음모론과 정치권 유착설, 흑색선전과 상호비방이 잇따라 불거져 선정 결과에 대한 반발 등 후폭풍도 우려하고 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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