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창간 100주년을 맞은 해입니다. 두 신문 모두 일제강점기인 1920년에 문을 연 뒤 그동안 한국 현대사를 함께 해왔는데요. 긴 역사만큼이나 일본강점기에는 친일을 하고 군사독재 시절엔 권력에 굴종하거나 유착했다는 과오가 지적됩니다.
질곡의 역사를 지나온 <조선일보>과 <동아일보>는 민주화 이후 스스로 언론권력이 됐다는 비판도 받습니다. 특히 <조선일보> 전 사회부장 이아무개씨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당시 경기청장)에게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시킬 수도, 퇴출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했다는데요. 당사자는 부인하고 있지만 1심 법원도 이 발언을 하면서 외압을 가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재조사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도 지난해 5월 사실로 보인다고 인정했고요.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재조사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에서 밝혀진 <조선일보> 사회부장 이 아무개씨의 발언. 한겨레TV
‘김이택의 저널어택’과의 인터뷰에서 신홍범 전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국민이 싸워서 얻어낸 언론자유를 공짜로 누리면서 겸손은커녕 권력이 돼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종철 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도 “조중동이라고 불리는 언론 자체가 이제는 정치권력보다 더한 권력이 돼버렸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김이택 <한겨레> 대기자는 “사회 모든 분야가 투명화되면서 정치권력, 자본권력도 성역이 아니지만 언론권력은 여전히 성역을 누리려 한다”면서 “정권창출까지 운운할 정도로 오만한 권력이 돼버렸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친일 행위 관련 <한겨레>의 보도가 정당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옴. 한겨레TV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지난 100년 동안 어떻게 권력과 유착하고 스스로 권력이 됐을까요. 이들이 자랑하는 역사 속에 숨겨진 반성해야 할 과거는 무엇일까요. ‘김이택의 저널어택’은 연말을 맞아 ‘조선·동아 100년’의 과거사를 재조명하고 관련 기사를 검증하는 내용으로 두 차례 방송됩니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