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슬퍼하겠다”…참사 유가족 위해 1천만원 두고 간 기부자

창원 익명 기부자 1천만원 성금·쪽지
경남공동모금회에 6년째 5억 기부해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이태원 압사 참사로 인한 희생자분들을 애도하며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에게 어떤 말도 위로의 말이 될 수 없기에 그냥 같이 슬퍼하고 그냥 같이 울겠습니다. 약소하나마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유가족분들께 전달되길 바랍니다. 2022년 11월 어느 날.”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7일 지역의 남성 익명 기부자가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 회복을 위한 성금’ 1000만원을 손 편지와 함께 모금함에 두고 갔다고 밝혔다.

이 익명의 기부자는 이날 오전 9시께 창원 사무국으로 발신자제한번호로 연락해 “이태원 참사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피해자와 유가족이 일상으로 회복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 지속적으로 기부에 참여해 온 사랑의열매를 통해 성금을 전달하고 싶다. 사무국 입구에 비치된 모금함에 성금을 놓아두고 간다”고 말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경남모금회에서는 날마다 가장 일찍 출근하는 직원이 오전 8시30분께 모금함을 사무실 밖에 내놓고 있어, 이 익명의 기부자가 8시30분∼9시 사이에 다녀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두고 간 손편지 종이와 필체를 볼 때 2017년부터 나눔캠페인과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성금을 보내오고 있는 기부자와 동일인으로 보인다고 경남모금회는 설명했다. 이 기부자는 2019년 진주시 아파트 화재사고 피해자 지원, 2020년 코로나19와 호우피해 특별성금, 2022년 강원·경북 지역 산불과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지원 등에도 성금을 보냈단다. 이 기부자가 익명으로 사랑의열매 쪽에 전한 누적 기부금은 4억9900여만 원에 이른다.

경남모금회 관계자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분들을 함께 애도하며, 성금은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을 지원하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