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고려인 가수 빅토르 최가 사망한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러시아 사람들의 가슴 속에 살아있다. 그가 작사·작곡한 노래 '페레멘’(변화·Перемен)은 2020년 8월 벨라루스에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 현장에 등장했다. 또 2011년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던 시위대가 불렀고, 그 이전인 1980년대 후반 페레스트로이카 집회에서도 울려퍼졌다. 빅토르 최의 노래는 시대를 뛰어넘어 '변혁의 송가'로 부활을 거듭해온 것이다. 과연 그는 음악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한 것일까?
유라시아문화연대(이사장 신이영)는 24일 오후 3시 서울 인사동 갤러리카페 예담에서 ‘빅토르 최 탄생 60주년 토크콘서트’를 연다. ‘마지막 영웅, 그의 신화는 계속된다’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 강연자로 초대된 이원혁 피디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1994년 방영된 <한국방송>(KBS) 다큐멘터리를 통해 빅토르 최를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했다. "빅토르는 자신의 노래에 정치적 의미를 씌우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자유를 갈구하는 젊은이들의 내면의 목소리를 담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토크쇼는 국내 처음으로 관객들에게 빅토르 최의 노랫말을 해석해보며 함께 그를 기억하는 자리이다. 연극인 출신인 양윤석씨가 빅토르 최의 노래 4곡을 우리말로 번안해 발표하며, 러시아 한국문화원장을 지낸 고려인 장라리사씨가 생생한 현지어로 노랫말을 들려준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