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풋볼포피스인터내셔널(football4peace.eu)의 강영식 사무총장과 그레이엄 스페이시 코치.
‘풋볼포피스’ 스페이시 코치
분쟁지역 아이들 축구하며
서로에 대한 배려심 키워가
‘우리민족서로돕기…’ 축구교실
평화교육 모델 될 수 있을 것
분쟁지역 아이들 축구하며
서로에 대한 배려심 키워가
‘우리민족서로돕기…’ 축구교실
평화교육 모델 될 수 있을 것
“평화축구가 동북아 갈등 해소에 작게나마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사무총장 강영식·왼쪽 사진)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풋볼포피스인터내셔널(football4peace.eu)의 그레이엄 스페이시(오른쪽) 코치가 품고 있는 꿈이다.
영국에서 2001년 출범한 풋볼포피스는 그동안 이스라엘·요르단·아일랜드·남아공·잠비아·독일 등 갈등지역에서 축구 교육을 통해 평화에 대한 인식을 넓혀왔다. 평화축구의 핵심 철학은 아이들에게 스스로 공정한 축구 경기 규칙을 만들게 한 뒤, 경기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신뢰와 배려의 마음을 키우는 것이다.
스페이시 코치는 영국 남부 브라이턴대학에서 국제스포츠정책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2005년 이 국제기구에 합류했다. 이후 그는 지난 10년 동안 축구공 하나만을 들고 세계의 분쟁지역을 수십차례 돌아다녔다. 이번 한국 방문 뒤에는 세르비아로 떠날 예정이다.
“평화축구교실에 참여한 아이들의 변화가 놀랍습니다.” 그는 자신이 처음 가르친 이스라엘의 유대인 아이들과 팔레스타인 아이들 사례를 들었다. “처음 시작할 때 아이들은 자리도 함께 하지 않고, 심지어 같은 수도꼭지에서 나온 물도 안 마시려 했습니다. 교육이 끝날 때쯤 아이들이 같은 컵으로 물을 마시게 됐고, 서로에 대한 배려심도 커졌습니다.”
스페이시 코치는 이런 변화를 지켜본 이스라엘 시민사회가 평화축구 교육을 확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한다. 이제 이스라엘에서는 지역사회 스스로 340여명의 코치를 양성하는 등 한번에 2000명 이상의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는 다른 나라들도 초기에는 풋볼포피스가 지원하지만 차츰 자립적인 틀을 갖추어나간다고 한다.
그는 풋볼포피스를 대표해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풋볼포피스를 모델로 한 평화축구교실을 열면서 인연을 맺었다. 지난 21일부터 6일간 이어지는 그의 방한 목적은 코치 양성이다. 그는 “풋볼포피스의 총 3단계 코치 양성 과정 중 이번에 1단계 코치 교육을 하고 자격증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그동안 남북화해 활동 속에서 쌓아온 평화에 대한 인식과 평화축구가 지닌 장점들이 접합하면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에 맞는 좋은 평화교육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서도 주요 간부들이 대거 코치 교육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평화축구 모델을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강영식 사무총장은 “앞으로 평화축구교실을 남북갈등 해소는 물론 한-중-일 사이에 얽힌 동북아 갈등을 풀어가는 교육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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