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진 GPF 세계의장, 사진 한국글로벌피스재단 제공
‘지구촌 평화 지도자 대회’ 연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세계의장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세계의장
2007년 GPF 창설 뒤 평화운동
NGO 등 풀뿌리 통일운동 중요
국민도 마음·행동으로 대비해야
2009년 통일교 후계 대열 벗어나
재단과 소송 벌이며 다른 길 “4살 때부터 미국에서 자란 탓에 ‘어느 나라 사람인지’ 늘 질문을 받았고 자연스럽게 우리 집안 내력과 한국의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 ‘홍익인간’의 건국 이념을 발견하고 놀랐다. 오늘날 세계를 주도하는 유럽 문명보다 앞섰고, 미국의 독립선언문에도 나오는 ‘생명·자유·행복 추구’의 천부인권 정신을 5천년 전에 이미 깨친 한민족이었다. 자부심을 느꼈다.” 그는 ‘코리안 드림’에 앞서 컬럼비아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졸업논문으로 1945~50년 사이 해방공간과 한국전쟁 시기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 상황을 연구하게 된 이유부터 설명했다. 책에서도 썼듯이 그는 “홍익인간의 정체성, ‘모든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인류에 봉사하는 것은 신에 의해 정해진 우리 민족의 운명이다. 그 시작은 이러한 사명을 실현할 통일된 자주국가를 건설하는 것, 통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분단 66년은 5천년 역사 속에서 바닷물에 떨어진 한방울 빗물에 불과하다”며 지금 한반도 통일의 기운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전격적인 통일의 가능성도 있는 만큼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금 남북관계가 꽉 막혀 있으니 내 말이 몽상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통일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두 지도자가 만나서 합의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국민 개개인이 통일을 꿈꾸며 하나된 민족의 미래를 믿고, 각자 마음과 행동으로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처럼 비정부기구(NGO)를 비롯한 풀뿌리 통일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한 그는 2012년 8월 37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피스 페스티벌을 열어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통일천사)을 결성하고 ‘통일선언문’을 선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해 9월 선친 문 총재의 장례 때 조문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그와 통일교재단은 갈등을 빚어왔다. 위로 두 형이 세상을 먼저 뜨면서 그는 사실상 장남으로서 천주평화연합(UPF) 공동의장, 세계평화청년연합회 세계회장을 비롯한 핵심 직책을 맡아 통일교의 후계자로 키워졌다. 그러나 2009년 초 선친의 90살 생일 때 7남 문형진 목사가 공식 후계자로 지명되고, 그에게는 국제활동 부문만 주어졌다. 이후 교단과 그가 경영하는 사업체 사이에 자산을 둘러싼 소송이 잇따랐다. 대표적으로 2011년 서울 여의도에 건립중이던 ‘파크원’의 터 소유권을 둘러싼 통일교 재단과의 소송에서는 지난 7월 대법원에서 그가 관할하는 유시아이 계열의 시행사 와이투투(Y22)디벨롭먼트가 최종 승소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후계 경쟁을 둘러싼 갈등으로 세간의 이목이 쏠릴 때마다 그는 ‘나와 무관하다’거나 ‘관심이 없다’며 거리를 둬왔다. 이번 책에서 자신이 주장한 통일운동과 선친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말을 아꼈다. 다만 책머리에 밝힌 ‘이 책을 한평생 코리안 드림의 실현을 갈망했던 선친 문선명 총재에게 바칩니다’라는 헌정사를 보여줬다. 그는 책에서 “아버지는 종교를 넘어서 한반도 통일을 세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적인 토대라고 보셨다. 1991년 김일성 주석과의 극적인 만남을 통해 북한의 문을 여는 길을 개척하셨다”며 통일교 창시자로서보다는 평화·통일운동가로서 선친을 존경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부모의 대가족주의를 따라 9명의 자녀를 뒀다. 그는 줄리아드음대 출신의 피아니스트인 부인(곽전숙·곽정환 전 통일교재단 이사장의 딸)의 헌신 덕분이라는 치사도 잊지 않았다. ‘통일 한반도의 비전, 원칙 그리고 가치’를 주제로 한 이번 지도자대회의 조직위원회에는 국내 통일 관련 단체를 거의 망라한 400여개 단체가 참여했고, 국회 통일미래포럼, 통일부, 평화문제연구소 등이 후원했으며, 국제적인 저명인사들도 다수 초청자로 방한했다. 앞으로 국내 활동을 넓혀갈 것이라는 그의 ‘탈통일교’ 행보가 주목된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사진 한국글로벌피스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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