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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엔지오

아시아 사회혁신가들, ‘민달팽이족’ 위해 손잡다

등록 2015-08-16 21:00

홍콩 사회적 기업 ‘라이트비’는 저소득층 싱글맘들을 위한 집인 ‘라이트홈’을 운영한다. 거주자들은 거실과 주방을 함께 사용하며 서로를 돕는 동반자가 되어간다. 라이트비 제공
홍콩 사회적 기업 ‘라이트비’는 저소득층 싱글맘들을 위한 집인 ‘라이트홈’을 운영한다. 거주자들은 거실과 주방을 함께 사용하며 서로를 돕는 동반자가 되어간다. 라이트비 제공
제2회 아시아청년사회혁신가 포럼


#1 사티안 미슈라는 인도의 사회적 기업가다. 최근 그가 만든 사회적 기업 드리슈티는 북동부의 농촌마을 사우라트에서 주거 개선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찾아냈다. 포르투갈 건축가의 재능 기부와 주민들의 참여로 비용을 최대한 낮춘 단단한 벽돌집을 지었다. 주민들은 기존 초가집의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고, 건축용 벽돌을 만드는 일자리도 가질 수 있었다. 2000년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출발한 드리슈티는, 지역 주민들이 소규모 사업주가 돼 마을 생필품 등을 공급하는 ‘마이크로 프랜차이즈 서비스’로 저소득층의 경제활동을 돕고 있다.

#2 호세 루이스 오키녜나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엔지오인 가와드 칼링가의 이사다. 그는 가와드 칼링가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집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을 총괄하고 있다. 가와드 칼링가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2300곳의 마을 공동체(농장)를 만들어 주민 100만여명을 도왔다. 최근에는 마을공동체에 사회적 기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주민들을 교육하고 지원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주민들은 재봉·요리·농사 등의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일하고 있다. 오키녜나는 이들을 도우려는 기업과 자원봉사자를 연결하는 일도 한다.

급속한 도시화·경제성장 과정서
청년층·싱글맘 등 주거 빈곤층 확산

7개국 주거문제 활동가 31일 서울서
마을공동체 통해 집·일자리 제공 등
사회적 경제 방식 다양한 사례 공유

아시아 사회혁신가들이 지역에서 주거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펼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대안을 찾는 실천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주거 공간 문제를 넘어 일자리 등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모델을 모색한다. 최근 들어 아시아 지역의 주거 문제는 점점 더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도시화 과정에서 주거 빈곤의 문제가 생겨났고, 자생적 주거 공동체는 도시개발로 사라져 버렸다. 집 없는 ‘민달팽이족’의 주거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주거 복지의 수요층 또한 다양해졌다. 이처럼 정부와 공공의 대응이 미치지 못하거나 미흡한 영역이 늘어나면서, 사회혁신가들이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주거 문제를 풀기 위한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주거 문제의 새로운 수요층이 되고 있는 싱글맘이나 청년층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사례들도 생겨나고 있다. 리키 유는 홍콩의 싱글맘에게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라이트비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공공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회적 약자에게 저렴하게 집을 빌려주거나 투자를 하려는 독지가들과 연계하는 일을 하고 있다. 라이트비는 싱글맘에게 주거 공간뿐 아니라 일자리 교육, 건강 상담 등을 시민단체·복지기관 등과 연계해 제공한다. 현재 30개 ‘라이트홈’에 60가구가 살고 있다. 리키 유의 실험은 홍콩 정부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라이트비는 내년에 정부 소유 건물을 빌려 같은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권지웅 민달팽이유니온 이사장은 청년층의 주거 빈곤율이 높아지는 점에 주목했다.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엔지오를 만들고, 직접 주택협동조합을 꾸렸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이 공급한 주택 ‘달팽이집’에는 모두 17명의 청년이 살고 있다. 조합원들의 출자금에 후원과 대출을 더해 집을 빌린 뒤 조합원들에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달팽이집 1호는 18평의 작은 다세대주택 두 채를 빌려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공급됐다. 2호는 민관 협업으로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에서 5년 동안 목돈을 빌리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달팽이집 청년들은 주거 공동체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

이처럼 주거 문제를 다양한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는 아시아 사회혁신가들이 오는 31일 서울에서 한자리에 모인다.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하는 ‘제2회 아시아청년사회혁신가 포럼’에서 이들은 주거 빈곤과 주거 공동체, 주거 문화 등을 주제로 머리를 맞댄다. 인도·홍콩·대만·일본·필리핀·타이 등에서 온 사회혁신가 12명은 한국의 사회혁신가들과 함께 각국의 경험과 고민을 나누며 주거 문제의 해법을 놓고 열띤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기조연설에서는 인도 50만여가구의 빈곤층이 자기 집을 갖도록 다리를 놓은 아쇼카재단의 책임활동가 비슈누 스와미나탄이 자신의 경험을 생생하게 전한다. 정부, 기업, 엔지오, 사회적 기업 간 협력 모델인 ‘혼합 가치사슬’을 인도의 주거난 해결에 적용한 ‘모두를 위한 집’(하우징포올) 프로젝트를 자세히 소개한다. 이어 타이의 사회혁신가 수닛 슈레스타와 함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주거 문제를 푸는 방식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주거 문제를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는 아시아 지역의 생생한 사례는 주거 복지와 주거 공동체 크게 두 갈래로 나눠 소개된다. 민간과 공공이 협력해 대안적 해법을 찾는 방식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다. 각국 참석자들은 포럼 전날(30일) 비공개 워크숍을 열어 ‘혼합 가치사슬과 임팩트 투자를 통한 주거 문제 해결 방안’을 놓고 깊이있는 토론도 벌인다. 31일 공개 포럼(www.anyse.asia)에는 관심있는 시민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적경제센터장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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