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엄홍길 상임이사가 올해 5월에 찍은 네팔의 절 신축행사 사진을 보여주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김현대 기자
“히말라야 국가인 네팔과 그랬던 것처럼 행복한 나라 부탄과도 선한 인연을 맺고 싶네요.”
한국-부탄 수교 30년을 맞아, ‘히말라야 대장’ 엄홍길씨가 행복한 작은 나라 부탄으로 향한다. 엄홍길휴먼재단은 엄 상임이사가 새달 1일부터 6일까지 부탄을 방문한다고 29일 밝혔다. 엄 이사는 “부탄 정부 초청을 받아 ‘행복한 나라’를 방문하게 됐다. 여러 마을의 학교와 병원시설을 둘러보고 정부 사람들도 만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엄 이사의 부탄행을 이끈 부탄의 사업가 핀초 옹디는 “엄 대장은 히말라야의 영웅이다. 부탄에서도 한류문화 인기가 높다. 히말라야 산악국가인 우리 부탄에서 엄 대장이 네팔에서처럼 좋은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부탄 사람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엄 이사는 부탄의 팀푸, 파로, 하 등의 도시와 주변 마을을 방문할 계획이다.
지난 20일 엄홍길휴먼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엄 이사의 히말라야 사랑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히말라야를 오르내리면서 네팔 오지 마을의 열악한 학교 시설을 보고 늘 마음이 걸렸어요. 그래서 휴먼재단을 세우고 2010년부터 아이들 학교 지어주는 일에 힘을 쏟고 있어요. 한해 한두개씩 짓기 시작했는데, 벌써 12개나 완공됐네요. 그랬더니, 병원이 꼭 필요하다고 주민들이 호소하더군요. 안 한다 할 수가 없잖아요. 네팔 대지진 때는, 무너진 절에서 임시 기거하는 동자승들을 보게 됐어요. 제가 불자인데 외면할 수가 있나요. 학교 짓는 걸로 시작해 병원 짓고 절도 짓는 걸로, 일이 자꾸 커지고 있어요.(웃음). 부탄에서 또 어떤 좋은 인연이 이어질지 벌써 궁금합니다.”
인구 70만의 작은 나라 부탄은 외국인 관광객에 대해 하루 250달러(비수기 200달러)의 여행비를 받고 숙식과 차량, 가이드 등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특한 관광제도를 운영한다. 정부는 관광객이 내는 250달러 중 65달러를 로열티로 징수한다. 이를 무상교육 및 무상의료 등의 국가복지 재원으로 쓰는 것이다. 부탄 관광청은 한국과의 수교 30돌을 맞아 6~8월 석달 동안 한국인 관광객에 대해 여행비 특별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 기간 동안 5천명가량의 한국인 관광객 입국을 예상하고 있다.
김현대 <한겨레21>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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