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함께한 고 원정수(왼쪽)·지순(오른쪽) 건축가 부부. 유족 제공
간삼건축을 세우는 등 해방후 건축계를 이끈 중심 인물 중 한명인 원정수 전 인하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10일 오전 6시10분께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 지난달 21일 부인이자 평생 같은 길을 걸어온 지순씨가 세상을 떠난 지 19일 만에, 62돌 결혼기념일에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957년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59년 대학 동기이자 한국 최초 여성건축가 지순(1935~2021)씨와 결혼해 부부가 함께 일양건축사사무소를 열었다. 1983년 한국은행 본점 설계를 계기로 부부가 함께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간삼건축) 설립멤버로 참여했다.
1963∼99년 인하대 건축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포항공대, 포스코센터, 태평로 삼성빌딩, 동숭아트센터, 엘지(LG·옛 금성) 중앙연구소 등 설계작업도 계속했다. 최근까지도 천주교 명동대성당 성지화 작업과 은평성모병원 설계에 참여했다. 고 이건희(1942∼2020) 삼성그룹 회장의 자택과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 등도 그의 작품이다.
2000∼06년 한국건축가학교 교장, 미국 하와이대 건축대학 실무지도교수 등을 지냈고 서울특별시 건축상, 한국건축문화대상, 국민훈장 목련장, 예총 예술문화상 대상 등을 받았다.
유족은 딸 원순영(재미 사회학자)·선(스웨덴 에릭슨 근무)·혜원(바이올리니스트)·혜성(그래픽디자이너)씨와 사위 송규진·박대민·이종한씨가 있다.
빈소는 은평성모병원, 발인은 12일 오전 6시다. (02)2030-4444.
김경애 선임기자 ccand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