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건섭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조직위원장. 부천영화제 제공
‘남부군’ ‘엽기적인 그녀’ ‘꽃잎’ 등 기획
영화 프로듀서이자 제작자 박건섭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조직위원장이 암 투병 끝에 지난 18일 오후 10시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75.
고인은 1971~88년까지 프랑스문화원에서 영화 프로그래머를 맡아, 영화학도와 마니아들에서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의 검열을 피할 수 있는 해방구이자 희귀한 유럽 예술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1982년에는 학생들이 제작한 단편영화를 소개하는 ‘토요단편' 프로그램을 운영해 국내 영화학도들을 지원했다.
그는 이후 영화사 신씨네에서 기획제작 이사로 옮겨, 정지영 감독의 <남부군>을 비롯해 <은마는 오지 않는다>,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 <그 섬에 가고 싶다>, <꽃잎>, <편지>, <약속> 등 1990년 한국영화 대표작들을 기획·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곽재용 감독의 <엽기적인 그녀>, 홍기선 감독의 <선택> 등을 선보였다. 2005∼12년 동서대 임권택영화예술대학에서 교수와 학장을 지냈다.
유족은 부인 김명식씨와 자녀 정민·규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쉴낙원. 발인 21일 오전 7시. (02)2683-4444.
오승훈 기자, 연합뉴스
ccand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