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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언니’ 동화작가 권정생씨 타계

등록 2007-05-17 21:57수정 2007-05-17 23:57

‘몽실언니’ 동화작가 권정생씨
‘몽실언니’ 동화작가 권정생씨
글과 삶 일치한 대표적인 아동문학 작가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이 17일 오후 대구 가톨릭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70살.

고인은 1937년 일본 도쿄의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광복 직후인 1946년 외가가 있는 경상북도 청송으로 귀국했지만 가난한 탓에 가족들과 헤어져 어렸을 때부터 나무장수, 고구마장수, 담배장수와 가게 점원 등을 했다. 전신 결핵에 걸려 대구, 김천, 상주, 문경 등지를 떠돌다가 30살부터 경북 안동시 일직면 조탑동의 교회 문간방에서 종지기를 하며 혼자 살았다. 1984년 교회 뒤 빌뱅이언덕 밑에 자그마한 흙집을 짓고 살며 작품을 써왔다.

고인이 쓴 동화 <몽실언니>는 분단시대 한국문학의 가장 사실적이고 감동적인 작품으로 일컬어진다. 1984년 출간된 이 동화는 가난과 전쟁으로 얼룩진 세상을 꿋꿋하게 살아가며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주인공 몽실이를 통해 사랑과 희망의 의미를 보여주었다. 아동문학의 고전 지위에 오른 이 책은 일본어로도 번역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1969년 그의 등단을 알린 또다른 동화 <강아지 똥>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강아지 똥이 민들레의 거름이 되어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는 내용으로 지금까지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몽실언니>와 <강아지 똥>에서 엿보이듯 고인의 작품은 기독교적 믿음을 바탕을 두고 자연과 생명, 어린이, 이웃, 북녘 형제에 대한 사랑을 따뜻하게 그렸다. 깜둥바가지, 벙어리, 바보, 거지, 장애인, 외로운 노인, 시궁창에 떨어져 썩어가는 똘배, 강아지 똥 등 그가 그려낸 주인공들은 다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약한 존재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을 죽여 남을 살려냄으로써 결국 영원히 사는 삶을 살아간다. 고인의 삶 또한 작품 속 주인공들과 다르지 않았다.

다른 저서로 동화 <사과나무밭 달님> <하느님의 눈물> <점득이네> <밥데기 죽데기>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 <한티재 하늘> <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 등과 시집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수필집 <오물덩이처럼 뒹굴면서> <우리들의 하느님> 등이 있다. 장례는 민족문학작가회의장으로 치른다. 빈소 안동병원. 발인 20일 오전 9시. (054)821-0857. 대구/구대선 기자, 고명섭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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