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쿠시 데쓰야(73·사진)
일본의 대중적인 진보언론인인 지쿠시 데쓰야(73·사진)가 지난 7일 폐암으로 사망했다. 1959년 <아사히신문> 입사 뒤 일본 반환 전의 오키나와 특파원, 워싱턴 특파원과 아사히신문 계열 주간지 <아사히저널> 편집장을 거쳐 1989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8년간 민영방송 <티비에스>의 <지쿠시 데쓰야 뉴스 23>의 앵커를 맡았다.
신문과 잡지, 텔레비전 등 서로 다른 언론영역에서 활동한 보기 드문 저널리스트인 그는 뉴스 말미에 1분30초짜리 뉴스칼럼 ‘다사쟁론’을 통해 평화와 평등 등 진보적 가치의 소중함을 끊임없이 주창했다. 말랑말랑한 뉴스가 범람하는 일본의 민영방송에서 ‘대중들이 알아야 하는 딱딱한 뉴스’를 발신하려는 그의 노력은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새로운 뉴스영역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들었다.
특히 평화헌법 수호와 오키나와 문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문제 등을 자주 다뤄 우경화하는 일본 여론에 제동을 걸려고 마지막까지 노력했다.
그는 지난 4월 일본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 일본 시민과의 대화 특집에 사회자로 나섰다. 투병 중에도 <아사히신문> 사이트에 칼럼을 게재한 그는 5월21일치에서 “역사는 반복되지 않고 인간은 변하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적었다. 그의 마지막 칼럼이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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