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런트 여운계.씨네21
원로 배우 여운계(사진)씨가 22일 저녁 8시7분 지병인 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9. 여운계씨는 한동안 투병 사실을 숨겨 왔으나, 지난달 23일 <한국방송>(KBS) 아침 드라마 ‘장화홍련’에서 하차하면서 폐암에 걸린 사실이 알려졌다. 인천성모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 온 여씨는 최근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며,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왔다. 여씨는 2007년 9월 신장암으로 <에스비에스>(SBS) 드라마 ‘왕과 나’에서 하차한 뒤 석달 동안 치료를 받고 복귀한 바 있다. 수술이 잘돼 완쾌한 듯했지만 암세포가 폐로 전이되면서 투병생활을 이어 왔다. 1940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난 고인은 무학여고 재학 시절 방송반, 합창반에서 활동했으며, 1958년 고려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한 뒤 대학극회 단원으로 활동했다. 이낙훈, 이순재, 오현경씨 등과 함께 ‘대학극 1세대’로 꼽히는 그는 1950~60년대 박근형씨와 함께 ‘대학극의 2인’으로 불릴 만큼 이름을 날렸다. 여씨는 1962년 한국방송 특채 탤런트로 데뷔하면서 직업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20대부터 노인 연기를 전문으로 한 그는 ‘아씨’(1972), ‘토지’(1986), ‘몽실언니’(1990), ‘사랑이 뭐길래’(1991), ‘청춘의 덫’(1999), ‘내 이름은 김삼순’(2005), ‘대장금’(2003)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세대를 넘어선 사랑을 받았다. 또 영화 ‘마파도’(2005)와 ‘마파도 2’(2007)를 비롯해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악극 ‘미워도 다시 한 번’ 등에도 출연했다. 그 공로로 동아연극상 여우주연상(1966), 백상예술대상 여자최우수연기상(1974), 에스비에스 연기대상 특별상(1996), 케이비에스 연기대상 공로상(2000) 등을 받았고, 2001년 법무부 범죄예방위원회 연예인위원 등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남편 차상훈(72) 전 경기대 교수와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발인은 25일 오전 9시.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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