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노린(83·본명 메리 노린) 수녀
제자 1만5천여명을 길러낸 ‘푸른 눈의 상록수’ 양노린(83·사진·본명 메리 노린) 수녀가 지난 14일 전남 담양의 천주교 공원묘원에 묻혔다.
그는 지난 12일 낮 12시45분 광주시 북구 본촌동 사랑의 시튼 수녀회 광주본원에서 선종한 뒤 제자와 신자들의 흐느낌 속에 안장됐다.
1927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태생인 고인은 시튼힐대에서 초등교육학을 전공하고 4년 동안 교사로 일하다 61년 천주교 광주대교구에서 교육선교 수녀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자원해 화물선을 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28일 항해 끝에 한국에 도착한 그는 폐교 터만 있던 전남 강진의 성요셉여중고에 정착했다. 이후 40여년 동안 평교사로 영어·음악·무용을 가르치며 농촌 지역의 여성제자 1만5천여명을 길러냈다. 그는 평생 ‘겸양·소박·사랑’의 신조를 몸으로 실천해 한국 이름이 ‘어질고 순하다’는 양순희로 불릴 정도였다. 이런 공로로 그는 지난 5월 광주의 시민단체가 헌신적인 교육자한테 주는 ‘김용근 민족교육상’을 받았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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