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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궂긴소식

서민들 고단함 달랜 ‘국민가요’ 큰별

등록 2010-03-14 19:00수정 2010-03-15 17:34

뇌졸중으로 16년간 투병하다 별세한 원로 작곡가 박춘석씨의 빈소가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14일 오후 가수 이미자씨가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뇌졸중으로 16년간 투병하다 별세한 원로 작곡가 박춘석씨의 빈소가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14일 오후 가수 이미자씨가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내리는 호남선’ 작곡가 박춘석씨 타계




가요계의 거목인 작곡가 박춘석씨가 14일 별세했다. 향년 80. 뇌졸중으로 16년간 투병해오던 박씨는 이날 오전 6시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비내리는 호남선’ 등 숱한 히트곡을 만들며 1950~ 1980년대 가요계를 이끌었다. 오아시스레코드사·지구레코드사 전속 작곡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거성레코드사 사장 등을 거쳤다. 국내 대중가요 사상 개인 최다인 2700여곡을 작곡했고, 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개인 최다인 1152곡이 등록돼 있다. 제1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1994), 옥관문화훈장(1995) 등을 수상했다.

‘흑산도 아가씨’ 등 2700여곡 히트곡 제조기
이미자와 불후의 콤비…남진 등과 사단 이뤄

1930년 서울에서 태어난 박씨의 본명은 의병으로, 춘석은 아명이다. 네살 때부터 풍금을 자유자재로 치며 ‘신동’ 소리를 들었던 그는 봉래소학교·경기중학교를 거치는 동안 피아노와 아코디언을 홀로 익혔다. 49년 피아노 전공으로 서울대 음대 기악과에 입학해 1년간 다니다 중퇴한 그는 이듬해 신흥대학(현 경희대) 영문과에 편입해 졸업했다.

경기중 4학년(고교 1년) 때 길옥윤, 베니김 등의 권유로 서울 명동 황금클럽 무대에 오르면서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알렸으며, 54년 백일희가 부른 ‘황혼의 엘레지’로 작곡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아리랑 목동(박단마)’ ‘비내리는 호남선(손인호)’ ‘삼팔선의 봄(최갑석)’ ‘사랑의 맹세(패티김)’ ‘바닷가에서(안다성)’ ‘밀짚모자 목장 아가씨(박재란)’ ‘호반에서 만난 사람(최양숙)’ 등을 발표하며 인기 작곡가로 떠올랐다.

고인의 이름 뒤에는 늘 ‘사단’이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60~70년대 패티김, 이미자, 남진, 나훈아, 문주란, 정훈희, 하춘화 등이 ‘박춘석 사단’의 멤버였다. 이들과 함께 ‘가슴 아프게’ ‘공항의 이별’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초우’ ‘물레방아 도는데’ ‘사랑이 메아리칠 때’ ‘가시나무새’ ‘마포종점’ 등 수많은 명곡들을 만들어냈다.

박씨는 특히 64년부터 이미자와 콤비를 이루며 전성기를 누렸다.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 아빠’ ‘흑산도 아가씨’ ‘황혼의 블루스’ ‘그리움은 가슴마다’ ‘삼백리 한려수도’, 데뷔 30돌 기념음반 타이틀곡 ‘노래는 나의 인생’까지 무려 500여곡을 같이 했다. 가요연구가 박성서씨는 “이미자에게 ‘엘레지의 여왕’이라는 별칭의 왕관을 씌워준 이가 바로 박춘석씨였다”며 “박씨의 히트넘버 4분의 1을 이미자가 불렀고, 이미자 히트넘버 3분의 1이 박씨가 만든 노래”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씨는 94년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가요계에서 모습을 감췄다. 16년간 투병하며 거동은 물론 의사 표현도 제대로 못했다. “음악과 결혼했다”며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박씨를 돌보는 일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동생 금석(77)씨의 몫이었다. 빈소는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18일 오전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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