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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궂긴소식

9회말 역전만루홈런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등록 2010-11-06 13:05수정 2010-11-07 13:36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
1인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6일 오전 숨거둬
지난 1일 자택서 뇌출혈로 쓰러진 채 발견돼
트위터 타고 시민, 동료음악인들 추모물결 넘실
9회말 주자만루 투아웃 투스리 풀카운트. 그토록 고대하던 역전만루홈런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1인 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37)씨가 6일 오전 8시께 숨졌다. 지난 1일 혼자 사는 자취방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있는 그를 지인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긴 지 닷새 만이다. 서울 영등포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진 이씨는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이날 오전 끝내 세상을 떠났다.

고인 쪽은 이날 공식 누리집을 통해 “이진원씨가 6일 오전 8시13분 이 세상과의 인연을 마치고 다른 세상으로 떠났다”며 “우리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슬픔이지만 아마 그는 많은 분의 응원과 사랑을 가슴에 품고 행복하게 여행길에 올랐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착한콘서트 두드림에 출연했던 달빛요정 이진원씨의 인터뷰입니다.(2009년11월30일)

안타까운 소식이 트위터와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반드시 다시 일어날 거라 믿었는데, 너무도 안타깝다”, “하늘나라에 가서라도 역전만루홈런을 때리길 기원합니다” 등의 추모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음악계 동료들도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고인과 중학교 동창 사이인 것으로 알려진 이적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아…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진원의 명복을 빕니다. 진원아, 미안하다”라는 글을 남겼다. 윤종신은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진원씨”라는 글을 남겼고, 힙합 그룹 슈프림팀의 쌈디도 “달빛요정만루홈런 이진원씨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추모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2003년 집에서 혼자 만든 첫 앨범 <인필드 플라이>로 데뷔한 고인은 한때 생활고로 음악을 포기할까 고민도 했지만, 2008년 3집 <굿바이 알루미늄>에 이어 올 3월 미니앨범 <전투형 달빛요정-프로토타입 에이(A)>까지 내며 음악 활동에 열정을 쏟아왔다. 특히 쓰러진 채 발견되기 직전인 지난달 30일까지도 클럽 공연을 벌이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는 심경을 담은 고인의 노래 가사를 트위터로 전파하며 안타까움을 곱씹기도 한다.

“어제 나는 기타를 팔았어/ 처음 샀던 기타를 아빠가 부실 때도/ 슬펐지만 울지는 않았어 어제처럼/ 내일부턴 저금을 해야지 그래도 난/ 한때는 세상을 노래하는 가수였는 걸/ 언젠가는 다시 기타를 사야지”(‘치킨런’ 중에서)

고인의 빈소는 서울 여의도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8일 낮 12시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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