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의 주인공 오정해(왼쪽)씨가 ‘진도아리랑’ 등을 부르며 추모공연을 했다.
유족들 “제주도에 모실 예정”
‘한국의 혼을 지닌 세계적인 건축가’로 평가받아온 재일동포 이타미 준(유동룡)이 23일 고국땅에 잠들었다. 지난달 26일 도쿄에서 별세한 고인의 유해는 장례식과 화장을 한 뒤 고인의 뜻에 따라 한국으로 건너왔다. 지난 19일 고인과 맏딸 유이화씨가 함께 설계한 서울 방배동 이타미건축사무소 사옥에서 추도식을 올렸고 이어 20~21일 제주도에서 핀크스 포도호텔·제주영어교육도시 등 고인의 대표작과 유작을 둘러보는 노제가 진행됐다.
유족 대표인 유이화씨는 22일 “애초엔 경남 거창군 주삼면 내오리의 고향 선영에 모시고자 했으나 아버님이 지난해 겨울 쓰러지신 뒤 가장 애착을 갖고 작업해온 제주도를 잊지 못해 하셨다”면서, 선친이 설계한 건축작품과 평생 수집해온 국보급 달항아리 50여점을 비롯한 조선민예품 컬렉션을 함께 보존할 기념 공간을 가능하면 제주도에 마련해 모실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가까운 지인 100여명 초대한 가운데 열린 추도식에서는 이상림 건축가협회 회장(공간건축사사무소 대표)과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대표가 고인의 업적과 인품을 기렸고, 고인이 가장 좋아했던 한국영화였던 <서편제>의 주인공 오정해(왼쪽)씨가 ‘진도아리랑’ 등을 부르며 추모공연을 했다.
특히 제자 대표인 진교남씨는 “‘건축은 영원히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선생님의 뜻을 훈련시켜, 우리와 한국 건축이 가야할 길을 밝혀주셨다”고 눈물어린 조사를 올려 장내를 숙연케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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