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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궂긴소식

“가난이 나를 키워”…평생 ‘가난의 얼굴’ 찍었다

등록 2013-02-12 20:03수정 2013-02-13 08:36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 1세대를 대표하는 사진가 중의 한 명인 최민식 작가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 1세대를 대표하는 사진가 중의 한 명인 최민식 작가
다큐사진 1세대 작가 최민식씨 별세
일본서 독학으로 사진 공부
한국전쟁 피난민 찍어 명성
유작 ‘인간’ 15집 발간 예정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 1세대를 대표하는 사진가 중의 한 명인 최민식(사진) 작가가 12일 오전 8시40분 부산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5.

1928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황해도 연백군 연안에서 자란 고인은 애초 화가를 꿈꿨다. 자동차 기능공으로 일하다 서울로 상경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미술학원에 다니던 그는 55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중앙미술학원을 다니던 중 헌책방에서 우연히 에드워드 스타이컨의 사진집 <인간 가족>에 매료되면서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하며 진로를 바꿨다.

그때부터 인간을 소재이자 주제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그는 68년 사진집 <인간(휴먼)> 제1집을 낸 이래 2010년 제14집까지 출간하는 등 지난해까지 한눈팔지 않고 왕성하게 사진작업을 해왔다. 70년부터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에서 초대전을 열었으며 영국·독일 등의 <국제사진연감>에 작품이 수록되기도 했다.

고인은 한국전쟁 이후 정착한 부산을 평생 지켜오면서 자갈치시장 등 서민들의 척박한 일상을 가감없이 렌즈에 담아왔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의 인물 사진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한겨레>에 2008년 10월부터 1년7개월 동안 매주 ‘최민식이 찍은 얼굴’을 연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이른바 주류사진계로부터 “한국전쟁 직후 가난에 찌든 부산 피난민들의 군상을 찍은 사람”이라는 제한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대해 그는 “내가 가난하게 살았기 때문에 나를 키운 것이 바로 ‘가난’이다. 그러니 가난한 사람들을 찍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기곤 했다.

그는 2007년 사진 70점을 부산미술관에 기증한 데 이어 2008년에는 10만장에 이르는 작업 필름과 사진작품, 사진집, 카메라 등 모든 비품을 국가기록원에 기증해 ‘민간기증 국가기록물 제1호’로 지정됐다.

2012년 6월 서울 롯데갤러리 본점에서 열린 <최민식 소년시대> 전시회에서 만난 고인은 “아직 사진 찍다가 급하면 달릴 수도 있을 정도”라며 “아프리카에서 사진작업을 하고 싶다”고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입원하기 직전까지 직접 정리한 <인간> 제15집(눈빛출판사)이 유작으로 나올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정남씨와 아들 유도·유진·유철씨, 딸 유경씨가 있다. 빈소는 부산 용호동 성모병원이며, 발인은 15일 오전 5시30분, 장례미사는 6시30분 부산 대연성당이다. (051)933-7485.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 눈빛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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