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정추
차이코프스키 직계 4대 제자
‘카자흐스탄의 윤이상’으로 불린 망명 작곡가 정추(사진) 선생이 13일(현지시각) 오후 1시께 알마티에서 별세했다. 향년 90.
고인은 일제 말기인 1940년대부터 23년은 남한 국민으로, 13년은 북한 인민으로, 17년은 무국적자로, 16년은 옛소련 공민으로 살았을 만큼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광주고등보통학교(현 광주제일고) 재학 시절 조선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일본인 교사와 충돌해 퇴학당하기도 했던 고인은 해방 이후 남한에 친일파가 득세하자 46년 형인 정춘재 감독을 따라 월북했고, 북한에서 평양음대 교수로 일하며 정 감독이 제작하는 영화의 음악을 만들었다. 53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대로 유학한 그는 58년 북한 유학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김일성 우상화를 반대하는 운동을 주동하다 도망자 신세가 됐다.
‘차이코프스키의 직계 4대 제자’로 알려진 그는 음대 졸업 작품인 ‘조국’으로 유례없이 심사위원 만점을 받을 정도로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교향곡 ‘조국’은 궁상각치우 5음계만으로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히 표현한 대표작으로 고향을 그리며 채록한 가사가 모두 1068가지나 된다. 지난해 6월 조카 정환호(85)·환초(80)를 만나 가족 상봉의 꿈을 이룬 그는 고향에서 생을 마치고 싶어했다. ‘정추영구귀한운동본부’는 조문단을 모집해 카자흐스탄으로 출발할 계획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나탈리아 클리모츠킨나와 딸 릴리·야나, 손녀 엘리나 등이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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