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저항음악의 거장 피트 시거
인권운동·반전 노래 불러 유명해져
세계민요 음반서 ‘아리랑’ 부르기도
세계민요 음반서 ‘아리랑’ 부르기도
‘우리 승리하리라’로 이름난 미국 저항음악의 거장 피트 시거(사진)가 27일(현지시각) 뉴욕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고인의 손자가 밝혔다. 향년 94.
미국 뉴욕주 패터슨에서 진보적 음악학자인 부친과 바이올린 연주자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1938년부터 음악에 전념했다. 48년 결성된 4인조 포크밴드 ‘더 위버스’에서 활동하면서 명성을 얻었고, 40~60년대 노동운동과 베트남전 반대 집회에 적극적으로 나서 ‘저항가요의 시초’로 불렸다.
그의 곡 ‘우리 승리하리라’(위 섈 오버컴)는 60년대의 대표적인 인권운동 노래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고, 반전 노래 ‘그 꽃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웨어 해브 올 더 플라워스 곤)도 불러 유명해졌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그는 국군과 인민군 병사 모두 아리랑을 부르는 모습에 감탄했던 경험을 살려 57년 발간한 세계 각지의 민요를 재해석한 음반에서 ‘아리랑’을 직접 노래하기도 했다.
그는 매카시 광풍이 불던 51년 ‘공산주의자’로 몰려 60년대 후반까지 방송 출연 정지를 당하기도 했으며, 2011년에는 아흔이 넘은 고령에도 뉴욕의 ‘월가 점령’ 시위에 직접 지팡이를 짚고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94년에는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게서 최고 영예인 ‘국립예술 메달’을 받았고 96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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