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영 전 외교부장관
국민의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와 통일부 장관 등을 지낸 홍순영(사진) 명지대 석좌교수가 30일 별세했다. 향년 77.
고인은 1961년 고시 13회로 외교부에 들어간 이래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러시아, 독일, 중국 대사 등을 거치며 전방위적인 외교 경험을 쌓았다. 5공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전임자가 추진했던 ‘아·태정상회의’가 실현성이 적다고 주장해 중단시킨 일화는 유명하며, 1983년 아웅산 폭탄테러 사건 때는 북한의 공작 가능성을 제기해 초기 수습 방향을 잡기도 했다. 89년 제2차관보 시절 불가리아·폴란드 등과의 수교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2000년 외교장관 시절에는 한·미·일 3국 공조에 따른 대북 포괄적 접근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중추적인 구실을 했다. 특히 탕자쉬안 중국 외교부장을 초청해 함께 온천욕을 하며 두 나라 협력 방안을 논의해 ‘온천외교’라는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어 2001~02년 통일부 장관을 지낸 고인은 2004년 명지대 석좌교수로 부임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준표·지표씨 등이 있다. 장례는 외교부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3일 오전 7시 예정이다. (02)3010-2000.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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