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택씨.
신일철주금 상대 소송 여운택씨
지난해 12월 숨져…재판은 ‘아직도’
지난해 12월 숨져…재판은 ‘아직도’
일본의 태평양전쟁 전범기업을 상대로 첫 배상 판결을 받아낸 강제징용 피해자 여운택(사진)씨가 끝내 배상을 받지 못한 채 지난해 12월 노환으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90.
일제강점기 고된 노역에 시달리고도 임금을 받지 못한 고인은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무려 17년째 힘든 법정 싸움을 벌여왔다. 이들은 1997년 12월 해방 뒤 처음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일본 오사카지방재판소에 제기했으나 패소했고, 이 판결은 2003년 10월 최고재판소에서 확정됐다. 그러자 한국 법원에 다시 소송을 내어 1·2심에서는 일본의 확정판결이 효력이 있다고 판결했으나 2012년 5월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깨고 마침내 이들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여씨 등 피해자 1인당 1억원의 위자료를 인정했으나 신일철주금은 승복할 수 없다며 재상고했다.
원고 쪽 김미경 변호사는 “비교적 건강해서 인터뷰에도 앞장섰던 여씨가 원고 4명 가운데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났다”며 “소송을 승계한 여씨의 유족들이 매우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피고 신일철주금이 소송 지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원고들이 고령인 점을 고려해 신속하게 판결이 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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