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대우그룹 구명 로비사건 재판 당시의 조풍언 씨 (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치렀던 재미사업가 조풍언씨가 지난 14일 새벽 로스앤젤레스(LA) 인근 팔로스 버디스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4.
고인은 2011년 한국에서 돌아온 뒤 건강이 좋지 않았으며 줄곧 투병생활을 해왔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전남 목포 출신의 미국 시민권자인 조씨는 경기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1973년무역회사 기흥물산을 설립해 미국 군수업체(ITT)에 장비납품을 하면서 무기중개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80년대 중반 기흥물산을 매각하고 미국으로 이민 와 주류 도소매업체 운영과 투자회사 임원 등을 지내며 큰돈을 벌었다. 엘에이 한인타운 내 가든 스위트 호텔과 캘리포니아 컨트리클럽(CCC)을 비롯해 골프장 세 곳을 인수하기도 했다.
조씨는 99년 7월 김 전 대통령의 일산 자택을 구입한 사실이 공개돼 세간에 알려졌으며, 김 전 대통령 세 아들의 후견인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이후 그는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으로부터 각종 로비·특혜 시비의 주요 인물로 거론됐다.
특히 조씨는 ‘조풍언 게이트’로 불렸던 2008년 대우그룹 구명 로비사건에 연루돼 6개월간 실형을 살기도 했으나, 2010년 12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또 2011년 엘지(LG)그룹 방계 3세 구본호씨와 주가조작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부인은 70∼80년대 한국 첫 프로 테니스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이덕희(61)씨다. 고인의 장례는 17일 팔로스 버디스 프레스트론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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