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 이후 한국 사회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글쓰기를 제안한 이영구 씨.
세월호 사건 이후 한국 사회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글쓰기를 제안한 이영구씨가 7일 오후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3.
6·25 참전용사로 20여년간 직업군인으로 봉직했던 고인은 1980년대 거리로 나간 대학생 아들을 쫓아다니며 ‘민주화’ 운동을 경험했다. 시위 현장의 모습과 언론 보도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1988년 <한겨레> 창간 때 주주로 참여했다. 1999년에 참여연대에 가입해 운영위원으로 일했고 환경운동연합, 월드비전, 희망제작소 회원으로도 왕성하게 활동한 고인은 ‘평생 청년’이었다.
지난해 5월에는 한겨레신문사를 찾아와, 세월호 사건 이후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하는 ‘글쓰기’를 제안하며 개인돈 1000만원을 내놓았다. 200명 가까운 독자가 고인의 뜻에 따라 글쓰기에 동참했으며 지난해 9월 59편의 글이 묶여 <0416>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정해경씨와 아들 남주(성공회대 교수), 남석, 남훈(한국감정원 부장)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도곡동 강남세브란스병원, 발인은 11일 오전 7시 국립대전현충원. (02)2019-4003.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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