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일본의 작은 마을에서 한국 문화 알림이로 10여년간 활동했던 박영선(50·사진)씨가 지난 1일 지병으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고향인 충남 보령의 한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는 지난 2일 일본 후쿠이현 다카하마초 주민들을 대표해 마루키 마사히로(총무과장보좌)씨와 오오니시 유우조(교육위원회 주사)씨가 조문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다카하마초 지역 주민들은 박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슬픕니다.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사오리 후쿠다) “박영선씨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 미소 잊을 수 없습니다.”(오사무 우메가키) 등 조문이 이어졌다.
아카하마초 지역신문도 박씨의 영면 소식을 전하면서 ‘일본에서 정말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고인이 일본과 연을 맺게 된 것은 1996년 문화체육부와 일본 외무성에서 진행한 한일 문화교류 프로그램인 ‘우정의 계획’으로, 일본을 방문하면서부터다. 한국 문화를 알리고자 2010년에는 다카하마초에 자비로 ‘보령의 집’과 ‘한국문화교류센터’를 설립해 한일 문화교류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에 다카하마초 교육위원회는 박씨를 국제교류원으로 임명, 소정의 월급도 지급했다. 그는 한국어 강좌를 열어 작은 마을에 한국어 열풍을 이끌기도 했다.
박씨는 투병 속에서도 한일 교류의 끈을 놓지 않았다. 난소암 3기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던 박씨는 지난해 10월31일 이대목동병원 별관 로비에서 ‘베니카나메회’ 연주단 6명과 함께 ‘여성암 환우를 위한 한·일 우정의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그가 난소암 투병으로 한국어강좌가 중단되자 수강생들이 병원에 있던 박씨에게 완치 뒤 다시 한국어 강좌를 시작해 달라는 의미로 7가지 무지개 색깔의 1천마리 종이학을 전달하기도 했다.
박씨는 지난해 9월 ‘대전 MBC 한빛대상’ 사회봉사부문, 보령시 주관 ‘제35회 만세보령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한국문화대사로 활동했던 다카하마초는 인구 1만2천여명의 작은 마을로 2007년부터 보령시와 우호도시의 연을 맺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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