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슐러 목사
미국 ‘메가처치’(megachurch)의 원조격인 캘리포니아주 수정교회(크리스탈 커티드럴)의 창립자이자 티브이 설교가인 로버트 에이치(H). 슐러(사진) 목사가 2일(현지시각) 별세했다. 향년 88.
슐러 목사는 2013년 식도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으며, 이날 오전 아티지아의 요양 시설에서 숨졌다고 딸 캐럴 슐러 밀너가 밝혔다.
한때 티브이 설교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던 슐러 목사는 2006년 아들에게 담임 목사직을 물려준 이후 부자간·남매간 불화와 시청자수의 급격한 감소로 교세가 기울고, 기부도 줄면서 재정난이 악화해 2010년 파산 신청을 한 뒤 모습을 감췄다. 유리로 뒤덮인 화려한 교회 건물은 이듬해 가톨릭 오렌지카운티 교구에 팔렸다.
슐러 목사는 1955년 오르간 연주자인 부인과 함께 로스앤젤레스 남동부에 있는 자동차 극장 매점 지붕에서 전도를 시작했다. 당시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급증한 자동차 문화와 2차 세계대전 이후 활성화한 교외 거주 문화를 활용해 “자동차에 탄 채 오라”는 모토를 내세웠다. 61년엔 벽돌로 된 자동차극장형 교회를 짓고 70년엔 설교방송인 ‘능력의 시간’(Hour of Power)을 시작했다.
유리와 강철로 된 높이 솟은 수정교회 건물은 80년에 지은 것으로 내부에는 2800명이 앉을 수 있으며, 설교는 매주 실시간으로 방송됐다. 90년대엔 약 180개 나라에서 2천만 명이 이 설교를 시청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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