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왼쪽부터), 교코
가족장 지내고 뒤늦게 부고 알려
‘바둑의 전설’ 조치훈 9단이 부인상을 당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조 9단의 부인 교코는 지난 7일 밤 10시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5.
고인은 6살에 홀로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기원에서 활약하던 조 9단의 외로움을 달래준 동반자였다. 일본에서 한국 국적을 유지하면서 프로기사로 활동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1968년 일본기원 사상 최연소인 11살 9개월 만에 입단해 기성·명인·본인방을 동시에 석권하는 ‘대삼관’ 타이틀을 4번이나 획득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 모두 74개의 타이틀을 기록해 일본 통산 1위다. 그런 만큼 부인은 조 9단한테는 가장 큰 원군이고 동반자였다. 슬하에는 1남1녀를 뒀다.
조 9단은 부인의 부고를 내지 않고 지난 10일 가까운 친척끼리 가족장을 치렀다. 부의금 등도 일절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 다음날인 11일에야 일본기원에 사실을 통지했다.
조 9단은 지난달 26일 조훈현 9단과 12년 만의 ‘세기의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대국 뒤 부인이 투병 중인 사실을 간단히 언급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새달 2일 ‘일본 내 라이벌’ 고바야시 고이치(62) 9단과 명인전 40기 기념 대국에도 나설 예정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