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인협회장과 한국여류문학인회장을 지낸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홍윤숙 시인이 12일 오전 10시30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
1925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사범대를 다닌 고인은 48년 <신천지>와 <예술평론>을 통해 등단했다. 62년 첫 시집 <여사(麗史)시집>을 출간한 뒤 <타관의 햇살>(1974) <낙법 놀이>(1994) <쓸쓸함을 위하여>(2010) 등을 거쳐 2012년 17번째 신작 시집 <그 소식>을 내기까지 반세기 남짓 현역으로 활동했다. <자유 그리고 순간의 지상>(1972) <나의 아픔이 너의 위안이 된다면>(1985) <헤매는 자의 밤을 위하여>(1988) 등 수필집도 활발히 내놓았다.
생전 마지막 시집이 된 <그 소식>에 붙인 ‘시인의 말’에서 “내 생애의 마지막 시집에 할 말은/ 다가올 죽음 앞에 당당하고 의연하게/ 마주 설 것이다/ 그것뿐이다.”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인 시인은 “싱그러운 풋사과 향기처럼 날아”(‘그 소식’)온 소식에 응해 먼 길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외아들 양윤(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씨와 딸 지혜(재미 과학자)·규혜(화가)씨, 며느리 배정혜(주부)씨, 사위 짐 라스먼(미국 오하이오주립대 화학공학과 교수)·김화영(고려대 명예교수)·박재희(전 올림푸스호텔 이사)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미사는 14일 오전 9시 청담동성당에서 열린다. (02)3410-6902.
최재봉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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