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운동가 김상원씨. 사진 최상원 기자
통일운동가 김상원씨 별세
통일운동가 김상원씨가 15일 새벽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4.
고인은 ‘리인모 노인의 양아들’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1991년 1월부터 북한으로 돌아간 93년 3월까지 비전향 장기수 리인모(2007년 작고)씨를 경남 김해시 진영읍 자신의 집에서 함께 살며 보살폈다.
그는 전혀 연고가 없었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34년간 수감생활에 지친 리씨를 아버지처럼 모셨다. 몸도 제대로 못가눌만큼 아픈 상태였던 리씨는 김씨의 아이들과 한 방에서 지내며 건강을 되찾았다. 경찰과 안기부 요원들은 집 앞에 있는 김씨 가문의 제실에서 상주하며 24시간 두 사람을 감시하기도 했다.
그는 리씨를 만나고자 2001년 방북했으나, 마침 리씨가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한 상태여서 인사조차 나누지 못하고 돌아왔다. 말년에 병마에 시달렸던 김씨는 올초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내가 앞으로 살면 얼마나 더 살겠느냐. 북에 있는 리인모 선생의 친딸 현옥(66)이를 꼭 한번만이라도 다시 만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리씨 부인이 부고를 전해 듣고 조문을 하고자 방북 신청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 마지막 소원을 이루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필주씨, 아들 정진(공무원)·기진(교사)씨, 딸 여진(공무원)·영숙씨가 있다. 빈소는 창원삼성병원이며, 발인은 17일 오전 7시다. (055)290-5647.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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