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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궂긴소식

아이들과 ‘작품 대화’ 즐기던 ‘현대문학의 거장’

등록 2016-01-19 20:38

미셸 투르니에
미셸 투르니에
프랑스 작가 미셸 투르니에 별세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가 18일 저녁(현지시각) 파리 인근의 작은 마을 슈아젤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1.

투르니에가 생전에 아들처럼 여겼던 ‘대자’ 로랑 펠리퀼리스는 “투르니에가 저녁 7시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알랭 세뇌르 슈아젤 시장은 “투르니에 작가는 (20대 후반이던) 1957년부터 살아온 이 마을을 사랑했다”며 “이 마을의 나무 아래 묻히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애도 성명을 내어 “헤아릴 수 없는 재능을 지닌 위대한 작가”였다고 헌사했다.

투르니에는 24년 독일계 가정에서 태어나 독일 튀빙겐 대학과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으며, 칸트와 사르트르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인간의 문명과 사회,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와 통찰을 철학과 신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사랑받았다.

그는 67년 43살 때 발표한 첫 장편소설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그랑프리’를 수상하면서 문학계에 혜성처럼 등단했다.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유럽의 비슷한 설화를 망라해 재해석한 이 작품은 문명과 야만에 대한 전통적인 유럽·백인 중심주의 시각을 뒤집고, 진정한 자유에 대한 실존적 물음을 제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은 <황금구슬>, <외면일기>, <소크라테스와 헤르만 헤세의 점심>등 여러 편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국내에도 번역 출간됐다.

70년에는 어린이들을 나치 정권으로 끌어들이는 남자에 관한 소설 <마왕>으로 프랑스의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았으며, 학교에서 청소년 및 어린이들과 자신의 작품을 놓고 대화하기를 즐겼다. 80~90년대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프랑스 문단의 주축을 이뤘으며,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재임 중 4차례나 투르니에의 작업실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투르니에는 여든을 앞둔 2004년까지도 아서 밀러, 귄터 그라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조제 사마라구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과 함께 남아프리카에서 에이즈 퇴치를 위한 단편소설 ‘내 인생 이야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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