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규 전 전국민주민족 유가족협의회(유가협) 총무
최봉규 전 유가협 총무 별세
보안사 아들 사찰 등 밝혀내
보안사 아들 사찰 등 밝혀내
학생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군 복무 중 사찰과 가혹행위를 당한 뒤 분신자살한 최우혁씨의 아버지 최봉규 전 전국민주민족 유가족협의회(유가협) 총무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85.
고인은 아들 최우혁씨가 1987년 9월8일 군 복무 중이던 육군 20사단에서 ‘의문의 자살’로 숨지자 진상 규명을 위해 유가협 활동을 시작했다. 함께 진상 규명에 나섰던 아내 강연임씨는 아들의 군 입대를 강권했다는 괴로움 속에 1991년 2월 한강에 투신자살했다. 억압적 독재 체제에서 아들을 잃고 그 뒤 아내까지 떠나보냈지만 그는 진상 규명 활동을 놓지 않았다. 고인은 1999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국회 통과를 요구하며 유가협 회원들과 국회 앞에서 422일간 노숙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노력 끝에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2004년 아들 최우혁씨가 학생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국군보안사령부의 사찰 대상이 됐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내 가혹행위를 당해 분신했다며,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 숨졌다고 인정했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도 2006년 최우혁씨에 대해 보상 및 명예회복 결정을 내렸다.
서울대는 2008년 서양사학과에 다니다 제적된 최우혁씨의 명예졸업장을 수여했고, 최우혁 열사 기념사업회 등은 2013년 추모비를 세웠다. 유가협 회원들과 시민단체들은 11일 ‘추모의 밤’ 행사를 열어 고인을 기릴 예정이다.
유족으로 아들 종순·인휴씨, 딸 신자씨가 있다. 우혁씨는 고인의 3남1녀 중 막내였다. 빈소는 서울시 보라매병원, 발인은 12일 오전 5시이며 장지는 아들이 안장되어 있는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이다. (02)841-7652.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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