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행 호남평화인권사랑방 의장. 사진 시민상주모임 제공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세월호 진실 알리기에 힘써왔던 평화활동가 정의행(본명 정철) 호남평화인권사랑방 의장이 16일 별세했다. 향년 58.
정씨는 지난해 9월 발병한 급성 백혈구암으로 화순전남대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밤 숨을 거뒀다.
고인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뒤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 시민상주모임’에 참여해 진상규명 운동과 희생자 가족 지원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해왔다. 지난해 4월 참사 1주기에 맞춰 진도 팽목항, 광주 충장로, 마을촛불 마당 등 세월호 진상규명의 현장에서 느낀 단상을 담은 시 작품을 모은 <노란 리본>(문학들 냄)을 내기도 했다.
고인은 평생 우리 사회 민주화를 위해 정의로운 행동(의행)을 몸소 실천했다. 전남 순천 출신인 그는 광주일고 재학 때부터 민주화운동에 참여했으며, 1978년 경기도 봉선사 조실 운경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의행’(義行) 법명을 얻었다. 이듬해 환속해 노동운동과 야학에 헌신했던 그는 80년 5월항쟁에 참여했다가 투옥됐고, 진상규명 투쟁을 하다가 또 한번 옥살이를 했다.
그는 불교 교육운동에도 힘을 쏟았다. 84년 광주불교운동의 시초인 무등민족문화회에 참여한 데 이어, ‘평화실천 광주전남불교연대’와 ‘평화행동 한걸음더’를 설립해 평화운동에 전념해 왔다. 87년 6월항쟁 이후 ‘이바지출판사’를 운영한 그는 <한국불교통사> 등 20여권을 출간했다.
장례는 의행 법사 장례 민주시민장 준비위원회 주관으로 치러진다. 빈소인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들머리에서 18일 저녁 8시 상주모임 문화·예술인들이 추모의 밤을 연다. 19일 오전 9시 발인식, 오전 10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노제를 거쳐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족으로 부인 전소연씨, 아들 자주(한국철도공사 근무)·한길(KS병원 근무)씨가 있다. (062)231-8901.
광주/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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