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흐 수녀
부산 독일적십자병원 근무 코흐 수녀
한국전쟁 직후 부산 독일적십자병원에서 간호사로 유일한 생존 독일인인 샤를로테 코흐(사진) 수녀가 현지 올덴부르크 수녀요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106.
주독 한국대사관은 5일 코흐 수녀의 조카인 마리아 슐테와 수녀요양원에서 코흐 수녀가 지난달 24일 작고했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장례식은 가족과 가까운 친지들만 참석한 가운데 오는 20일 치를 예정이다.
코흐 수녀는 지난 4월20일(이하 현지시각) 생일축하연에서 이경수 주독 한국대사로부터 한국 정부를 대신한 감사 인사를 전달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 대사는 “우리 국민에게 희생과 봉사의 정신을 몸소 실천해 가르쳐주신 코흐 수녀님의 소천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평화롭게 영면하시기를 기원한다”고 추도했다.
코흐 수녀는 1947년 브레멘 외곽 도시인 니더작센주 올덴부르크 적십자 수녀회를 창립한 인물이다. 브란덴부르크주 태생으로 38년 간호사 자격을 얻어 적십자 수녀회 활동중이던 그는 44살이던 54년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그해부터 59년까지 운영된 부산 독일적십자병원에서 수술을 돕는 간호사로 2년간 일했다. 병원은 콘라트 아데나워 당시 서독 정권의 한국 의료지원 프로젝트에 따라 전후 어려움을 겪던 한국의 빈자와 군인의 무상치료를 맡았다.
1954년 5월 부산여고 터에 250병상 규모로 개원한 독일적십자병원은 59년 3월 폐원 때까지 외래환자 22만7250명, 입원환자 2만1562명을 치료하고 대수술 9306건, 간이수술 6551건을 시행했다. 또 이 병원에서 6025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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