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창업주 함태호(사진) 명예회장이 12일 오후 2시37분께 별세했다. 향년 86.
한국 식품산업의 산증인으로 평가받는 고인은 함경남도 원산 출신으로 경기고, 홍익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1969년 오뚜기식품공업을 설립했다.
고인은 국내 최초로 카레를 생산해 대중화했으며 71년 토마토케첩, 72년에는 마요네즈를 국내 최초로 생산· 판매했다. 이 세 가지 제품은 지금까지 국내 부동의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오뚜기를 국내 대표 식품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또 식초, 참기름, 수프, 당면 등 국내 식품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 1등 품목을 보유한 전문기업으로 뿌리내렸다.
고인은 판매·마케팅에도 선진적인 기법을 도입했다. 지금은 일반화된 시식판매 및 판매여사원 제도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했고 영업사원이 직접 거래처를 방문에 제품 소개와 진열을 하며 점주·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게 하는 ’루트 세일’도 국내 기업 최초로 시도했다. 2009년부터 오뚜기학술상을 제정, 식품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연구자들을 키워왔다.
고인은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오뚜기는 한국심장재단과 결연을 하고 92년부터 후원을 시작해 지난 7월까지 4200여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 96년에는 사재를 출연해 오뚜기재단을 설립한 뒤 지금까지 800여 명의 대학생·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남모르게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에 300억 원대 규모의 주식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또 매출 1조원을 돌파할 때까지 40년간 사옥 없이 지내다가 2010년에야 대치동 사옥을 마련해 낭비 없고 실리적인 기업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영결식은 서울 대치동 오뚜기센터 풍림홀에서 열린다.
유족으로는 아들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 1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6일 오전 6시30분이다. (02)3410-6920.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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