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사회사 연구에 '균분상속론'을 제시하는 등 큰 발자취를 남긴 최재석(사진) 고려대 명예교수가 9일 오전 9시 별세했다. 향년 90.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은 고인은 1959년 이래 30여 년간 한국가족제도사와 한국사회사를 연구했다. 66년에는 2년간 하버드대 교환교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고인은 1970년대에 조선후기 사회학 분야에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17세기 중반 이전 조선사회에서 아들과 딸이 재산을 똑같이 상속받았다는 그의 '균분상속론'은 움직일 수 없는 통설이 됐다.
1990년대 들어서 그는 삼국사기 초기 기록이 조작됐다는 통설을 거부하면서 한국고대사 학계에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노년기에도 고대 한일관계사에 관한 연구 결과를 정력적으로 발표했다. 2011년 펴낸 회고록 <역경의 행운>에서도 동료 교수는 물론 저명한 외국 교수까지 실명 비판해 이목을 끌었다.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는 고인에 대해 "1970년대에 조선 시대 가족문제 등을 연구하시면서 조선왕조 후기 사회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글을 많이 써 사회사에 큰 업적을 남기셨다"고 평가했다.
고인은 1973∼74년 한국사회학회장을 지냈다.
유족은 부인 이춘계 동국대 명예교수가 있다.
빈소는 경기 분당서울대병원, 발인은 11일 오전 9시다. (031)787-1501.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