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창작과비평> 명예편집인 부인
원불교 여성회 초대회장을 지낸 지타원 한지현(한지성 법사) 사단법인 한울안운동 대표가 19일 오전 10시57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5. 법랍 44년.
고인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부인으로, 대학 졸업 직후 결혼한 뒤 뒤늦게 국문학으로 전공을 바꿔 박사학위를 받고 1991년부터 정년 때까지 광운대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73년 어머니의 인도로 원불교 종로교당에 입교한 고인은 유신 시절 남편 백 교수의 서울대 교수직 파면과 반공법 위반 구속, <창작과비평> 정·폐간 등의 고초를 원불교 수행으로 이겨냈다. 그의 영향으로 남편도 원불교 교전영역위원으로 참여했고, 세 남매 모두 원불교 유년회 출신이다.
부친(한철호)이 37년 개성에서 시작한 복지사업체 유린관을 형제들과 함께 91년 원불교 교단에 희사해 복지법인 유린보은동산을 세우고 2009년부터는 이사장을 맡아왔다.
95년 원불교 여성회 창립 때부터 회장을 맡았고, 2000년 ‘종교의 벽을 넘어선 인류 상생과 평화’를 기치로 ‘한울안운동’을 발족하고 6개 종단 여성 종교인들과 더불어 아프리카 빈곤지역, 다문화가정 등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사회봉사 활동을 펼쳐왔다. 또 일찍이 90년대부터 북한 구호활동에도 앞장섰고, 2000년 남편 백 교수와 더불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공동대표도 지냈다.
유족으로는 남편 백낙청(<창작과비평> 명예편집인)씨, 아들 웅재(미식사전 대표)·연재(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 연구원), 딸 영경(한국방송통신대 교수)씨, 사위 성지동(성균관대 의대 교수)씨, 며느리 구정윤(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 강사)씨 등이 있다. 유족들은 조의금과 조화는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2일 오전 8시다. (02)3410-3151.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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