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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궂긴소식

‘패션 디자이너, 스타 제조기’ 하용수 떠나다

등록 2019-01-06 15:54수정 2019-01-06 20:24

간암 투병 끝 숨져…영화배우 출신
69년 ‘동양방송’ 공채 탤런트 입문
국내 첫 ‘패션쇼 연출가’ 명성
연예기획사 세워 최민수 등 스타 발굴
김혜수 “미 추구하며 뜨겁게 사신 분”
고 하용수
고 하용수

영화배우 출신 패션디자이너 하용수(본명 박순식·사진)씨가 5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68. 간암 등으로 투병해온 고인은 이날 새벽 4시쯤 경기도 양주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고등학교 때 ‘코카콜라’ 모델을 시작으로 대중 앞에 처음 섰다. 대학 시절 친구의 오디션을 따라 갔다가 ‘박카스’ 모델 1호로 발탁되기도 했다. 1969년 <동양방송>(TBC) 공채 탤런트 7기로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걸었다. 1972년 <혈류>, 1974년 <별들의 고향>, 1980년 <물보라> 등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고인은 배우보다 국내 최초의 ‘패션 디렉터’라는 타이틀로 더 알려졌다. 1974년 진태옥 디자이너 패션쇼 연출을 맡은 게 그 시작이었다. 당시 고인은 모델 15명이 맨발로 뛰어나오는 식의 뮤지컬 같은 패션쇼를 선보여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다. 고인은 자서전 <네 멋대로 해라>에서 ‘그때부터 앙드레 김 선생님 패션쇼를 제외하고는 국내 99%의 패션쇼를 직접 디렉팅(감독·연출)하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패션디자이너·의상감독으로 변신한 고인은 영화 <사의 찬미>로 1991년 제3회 춘사영화제, 1992년 제30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의상상을 휩쓸었다.

1990년대에는 ‘스타 제조기’로도 이름을 날렸다. 고인은 1990년대 연예기획사 ‘블루오페라’를 운영하며 배우 최민수, 이정재, 이미숙, 주진모 등을 발굴했다. 국내 연예기획사로는 최초로 이미지 컨설팅을 도입해 그들을 스타 반열에 올려놓았다. 배우 김혜수에게 ‘섹시 콘셉트’를 처음 제안한 것도 그다. 김혜수가 사회자로 처음 발탁됐던 1993년 제14회 청룡영화상에서 선보였던 드레스가 바로 고인의 작품이다. 가슴 선이 깊게 파인 디자인에 호피 무늬의 금색 드레스는 패션계에서 지금도 회자되는 파격적인 의상이다. 한때 고인의 ‘뮤즈’였던 김혜수는 “일생을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뜨겁게 살다 가신 분이었다. 커다랗고 환한 미소가 그립다”며 <한겨레>에 애도의 말을 전했다.

자신이 세운 의류업체 ‘베이직’이 1997년 경제위기 속 부도를 맞자 고국을 떠났다가, 2016년 자서전 <네 멋대로 해라>를 출간하며 돌아왔다. 지난해 1월에는 영화 <천화>에서 치매 노인 역을 훌륭히 소화하며 23년 만에 충무로로 복귀했다.

유족으로는 양아들 김태양(39)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순천향대병원이며 발인은 8일 오전 8시다. (02)798-1421.

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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