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송금조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 향년 98. 부산대 제공
평생 사업과 근검절약으로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온 부산의 향토사업가 송금조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이 21일 오후 6시14분 입원중이던 부산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8.
송 이사장은 일제강점기인 1923년 경남 동래군 철마면 송정리(현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서 태어났다. 17살에 약품회사에 취업했고 1947년 약품도매상인 태양약품을 설립했다. 24살 때였다. 51살이던 1974년 금형사출공장인 태양사를 설립했다. 봉제공장 등 사업 다각화에도 나서며 승승장구했다. 이 회사의 식기세트는 품질을 인정받아 유럽과 미국에 수출됐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1987년 1천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당시 지역업체로는 드물게 수출 실적이 3천만달러를 돌파하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1986년 대통령 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30대 후반부터 사업을 통해 번 돈을 지역사회에 기부했는데 교육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1985년 학교법인 태양학원을 만들어 이듬해 부산 경혜여고를 설립했다. 2003년엔 한국 개인 기부금 사상 최고액인 305억원을 부산대에 기부 약정했다. 2004년엔 사재 1천억원을 출연해 그의 호인 ‘경암’을 따 경암교육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이때 본인의 전 재산을 모두 재단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경암교육문화재단은 학술연구자들을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해 해마다 ‘경암상’ 수상자를 선정해 거액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학술·시민강좌를 열고 있다.
부산대와 유족은 협의를 통해 ‘부산대·경암교육문화재단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과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이 공동 장례위원장, 부산대 직원협의회장, 부산대 총학생회장 등이 장례위원을 맡았다. 부산대는 교내 대학본부 앞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송 이사장님은 정직하고 존경받는 사업가를 넘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따뜻한 교육자셨다. 송 이사장님의 삶과 정신은 우리 후세들에게 끊임없는 울림을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진애언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이 있다. 빈소는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경암교육문화재단에 마련했다. 영결식은 2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051)803-1044.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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