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구의 비명’의 작가 천승세(
사진)씨가 27일 오전 0시5분에 별세했다. 향년 81.
1939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점례와 소’로 당선하고 그해 <현대문학> 추천을 거쳐 등단했다. 1964년에는 국립극장 장막극 현상 모집에 <만선-3막6장>이 당선되며 극작을 병행했고, 1989년에는 <창작과비평>에 시를 발표하며 시를 겸업하기도 했다.
고인은 잡지 <신태양>과 <한국일보> 기자, <독서신문> 취재부장 등을 지냈으며, 장편 5편과 단편 80여 편을 발표했다. 1973년 북태평양 어선에 승선한 체험을 바탕으로 한국 어민사를 다룬 대하소설 <빙등>을 1986년에 연재했으나 안기부(현 국정원)의 압력으로 연재를 중단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소설집 <감루연습> <황구의 비명> <신궁> 등과 장편 <사계의 후조> <낙과를 줍는 기린> 외에 시집과 에세이, 콩트집 여러 권을 냈다. 만해문학상,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 성옥문화상 예술부문 대상, 자유문학상 본상 등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단편 ‘황구의 비명’(1974)은 미군 ‘위안부’ 여성의 삶을 통해 제국주의적 자본의 횡포와 소시민의 이중성을 고발한 작품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의경(회사원)·성경(자영업)씨와 딸 현경(동덕여대 강사)씨 등이 있다. 빈소는 이대서울병원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29일 오전 6시30분에 있다. (02)6986-4460.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