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첩보 영화 ‘007’ 시리즈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대역을 여섯 차례나 맡았던 프랑스 스턴트맨 레미 쥘리엔느가 22일(현지시각)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
쥘리엔느는 코로나19에 걸려 이달 초부터 고향 몽타르지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영원히 눈을 감았다고 일간 <르몽드> 등이 전했다.
프랑스에서 액션 연기의 대가로 꼽히는 쥘리엔느는 영화, 광고, 드라마 등 1400편이 넘는 작품에서 이브 몽탕, 알랭 들롱 등 당대 유명 배우의 액션 연기를 대신했다. 특히 <유어 아이스 온리>(1981), <옥터퍼시>(1983), <뷰 투어 킬>(1985), <리빙 데이라이트>(1987), <살인 면허>(1989), <골든 아이>(1995) 등에서 숀 코너리와 로저 무어의 ‘제임스 본드’ 대역을 했다.
1956년 오토바이로 프랑스 모터크로스 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1964년 영화 <팡토마>에서 주연 장 마레의 대역을 맡은 이래 40여년 현장에서 활약했다. 프랑스 영화감독 크로드 를르슈는 그를 두고 “스턴트계의 아인슈타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