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의 보산 고문국(고윤석) 원정사가 4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반했다. 세수 96. 법랍 80년.
원불교 집안에서 태어난 보산 원정사는 1938년 모친을 따라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를 친견하고 법명을 받아 입교했다. 원정사는 원불교의 6단계 법위 가운데 5단계인 출가위에 이른 ‘원만하고 바른 스승’이란 의미의 호칭이다.
서울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전남대에서 강의하던 고인은 1957년 미국 네브래스카대학에 유학한 뒤 30여년간 서울대 교수·부총장, 한국물리학회장,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등을 지냈다. 원불교에서는 1976년 서울 종로 원남교당 교도회장, 82년 서울교구교의회 의장, 84년 청운회 전국회장, 87년 원불교 교수협의회장, 88년 원불교 수위단원 등을 맡았다. 교통사고로 요절한 막내아들을 기리고자 그의 이름으로 미국 워싱턴 교당 창립에 기부했다.
서울대 교수 퇴직 뒤 원광대 특임교수로 활동하던 중 교단이 운영한 원광장애인종합복지관이 어려움을 겪자 관장을 맡아 무보수 무상의 봉사로 확장·발전시켰다. 이어 미국 펜실베니아주 미주선학대학원대학의 초대 총장을 맡아 설립과 운영의 기반을 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이관 대호법, 아들 영률(서울대 명예교수)·영백·영한씨, 딸 은희(덕성여대 명예교수)·성희씨, 며느리 이주옥·김윤희씨, 사위 최명언(서울대 명예교수)·김영환씨 등이 있다. 장례는 원불교 교단장으로 치른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6일 오전 7시30분이다. (02)2072-2091.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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