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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주술 권력에 칼을 쥐어줄 것인가”

등록 2022-02-07 20:08수정 2022-02-08 02:31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시국기도회 성명
‘평신도·수도자·사제 1만5천인 호소’
“다음 정부 ‘한반도 평화’ 계승해야 한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기도회’. 사진 사제단 유튜브 화면 갈무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기도회’. 사진 사제단 유튜브 화면 갈무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사제단)은 7일 오후 1시 전주 치명자산 평화의전당에서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기도회’를 열어 “이번 대선은 이성적 평화 세력에게 미래를 맡길 것인가, 아니면 주술 권력에게 칼을 쥐어줄 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가 되고 말았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천주교 평신도·수도자·사제 1만5000인의 호소’란 시국 성명을 통해 “누가 과연 공동체 선익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줄 적임자인지 그 식별 책임은 권력 발원지이며 주권자인 우리 한사람 한사람에게 있다”며 “그런데 지금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골적인 훼방으로 시민들의 이성적 판단과 공정한 숙의가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언론과 검찰·법원은 어떤 집단보다 중립과 공평, 법과 원칙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기관이지만 기자들의 ‘기사’와 검찰의 ‘기소’의 공정성을 신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두 집단의 편향성은 대선 정국에서 더욱 심해졌고, 법원 판결도 귀를 의심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특히 사제단은 ‘무속 대선’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사제단은 “유력 후보 가운데 스스로 생각해서 책임지고 결단할 일을 ‘점쟁이’에게 묻는 이가 있다고 들었다”며 “이성과 신앙의 조화와 종합을 위해 분투했던 가톨릭교회의 정신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사제단은 이어 “우리가 이웃 종교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주술을 미워하는 이유는 ‘이성’이라는 하느님의 선물을 부정하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주술의 지배를 거부하는 것은 신앙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고백적 행동”이라고 밝혔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기도회’. 사진 사제단 유튜브 화면 갈무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기도회’. 사진 사제단 유튜브 화면 갈무리

사제단은 이날 다음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를 계승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사제단은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을 통해서 거둔 성과에 대해 ‘정치적 쇼에 지나지 않는다’거나 ‘평화는 말이 아니라 힘이 보장한다’,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하겠다’며 호전적 태도를 과시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에 어둠이 깔리고, ‘선제타격’과 ‘킬체인’을 운운할 때마다 정전체제를 종전체제로, 나아가 평화체제로 발전시키려고 했던 그간의 공든 탑을 일거에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며 “누가 대통령의 권한을 맡든 모쪼록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우리의 기도를 무시하지 않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시국선언문에는 지난 28일부터 전국에서 사제 1010명과 수도자 2186명, 평신도 1만2671명이 서명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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